슈나벨 ECB 집행이사, 디스인플레이션 둔화 전망
ECB 라가르드 "인플레와 싸움 승리 선언은 시기상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가 기록적인 금리 인상 이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향후 방향에 대해 평가하는 중이지만 아직 승리하지 못했으며, 단기지표에 근거해 베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몇 달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ECB 인사들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는데도 ECB의 다음 행보는 금리인하가 될 것이며, 이르면 내년 4월에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까지 끌어내리는 데 집중해야 하며, 단기적인 상황을 근거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끈질긴 인플레이션 위험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향후 몇 달간 물가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플레이션 위험의 핵심 요인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감소한 실질 소득을 만회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빠른 명목임금 상승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ECB가 내년 4월 또는 6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90bp(1bp=0.01%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와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이자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가 향후 몇분기 동안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도 이날 최근 유로존에서 나타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과정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을 2.9%에서 2%로 낮추는 데 2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나벨 이사는 현재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최고치 10.6%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졌지만, ECB 목표치까지 가는 것은 장거리 달리기의 마지막 구간을 달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이유로 임금을 끌어올리는 노동시장 호조와 서비스 부문의 고집스러운 물가를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