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사진=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사진=뉴스1
지난 2년간 고금리에 눌려있던 네이버 주가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성장주들의 상승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는 내년 트래픽 증가에 따른 수수료·광고 단가 인상으로 광고·커머스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데다 해외사업·신사업도 고성장하고 있다. 증권사에서는 의미있는 마진율 개선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네이버는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네이버 주가는 9.12%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0억7566만원, 297억8204만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843억3938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최근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큰 폭 둔화하며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부각하자 성장주인 네이버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금리가 내려야 주가가 오른다.

미국 10월 CPI는 3.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3.3% 하회했다. 근원 CPI도 전년 대비 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치인 4.1%를 밑돌았다. 이는 2년래 최저 수준이기도 하다.

네이버가 올해 3분기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네이버는 올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4453억원, 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15.1%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부문별로는 서치플랫폼 부문의 매출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한 반면 커머스, 콘텐츠와 클라우드 부문 모두 30~40%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가  ‘생성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경쟁력’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가 ‘생성형 AI 시대, 모두를 위한 기술 경쟁력’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증권가에서는 4분기부터 네이버의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보여줬고 10월 광고 경기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교보증권, IB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각각 31만원, 32만원으로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높게 보고 있다.

네이버는 4분기부터 커머스의 브랜드스토어와 도착보장 서비스의 수수료율을 부과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퍼클로바(HyperCLOVA)X'를 기반으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바 X'와 AI 기반 차세대 검색 서비스 '큐(Cue):'는 초기 부정적인 부분이 개선되고 있고 기능도 업그레이드 중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클로바 for AD, 커넥트(Connect) X, 클로바 스튜디오(Clova Studio) 등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도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공개되면서 관련 모멘텀과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광고와 이커머스 시장 모두 소비 심리 위축으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네이버에게 어려운 한해였다. 하지만 내년은 올해보다 편안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네이버는 내년 본업 성장세가 지속되는 와중에 적자 자회사들의 적자 폭도 줄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웹툰은 지식재산권(IP) 및 플랫폼 고도화, 유료 결제 비중 상승, 포시마크는 광고 비즈니스모델(BM) 도입, 커머스 솔루션 도입으로 적자 폭을 줄여나갈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AI 기술이 전체 서비스에 적용되면서 2024년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고객 맞춤형 AI B2B 서비스 뉴로클라우드와 클로바스튜디오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라며 "내년부터 구독 모델을 적용하게 되면 클라우드 사업 성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