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진디스플레이 재도약 역량 충분…'잃어버린 10년' 넘어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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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맞은 이우종 대표 "핵심 제조역량·노하우 여전히 보유"
AI·마이크로LED 시장 성장에 주목…"새로운 기회 올 것"
삼성 출신 디스플레이 전문가로 최근 일진디스플레이를 이끌게 된 이우종 신임 일진디스플레이 대표가 "회사가 어렵지만 재도약 기회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임 한달을 맞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부담이 크고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충분한 자신감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1985년 삼성에 입사해 디스플레이 분야 연구개발(R&D)부터 영업, 마케팅, 전사 기획 등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초기부터 관여하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터치 일체형 아몰레드를 업계 최초로 기획해 사업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까지 올랐다가 일진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일진디스플레이가 한때 고도성장을 달성했음에도 트렌드를 제때 읽지 못해 하락의 길을 걸었다며 안타까워했다.
1994년 설립된 일진그룹의 디스플레이 계열사 일진디스플레이는 발광다이오드(LED) 기초 소재인 사파이어 잉곳과 웨이퍼, 태블릿PC·노트북용 터치스크린패널(TSP)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2000년대 들어 터치패널 시장 성장 가능성을 읽고 사업을 확대해 2013년 역대 최대 매출인 약 6천60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후 신사업 동력을 발굴하지 못해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2019∼2021년에는 매년 3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잠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올해에도 전방 IT 수요 위축 등 영향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10여년 전 시장·기술 트렌드를 잘 읽고 기회를 선점해 고도성장한 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데 실패했다"며 "이후 10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다 보니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수동적 태도로 바뀌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진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두고는 "요리 솜씨는 있는데 뭘 만들어야 할지 몰랐던 상황"이라며 "터치센서, 모듈 제조 등과 관련한 핵심 역량과 노하우를 구성원들이 다 갖고 있으니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고 방향만 정해주면 될 것 같다.
그 역할을 내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을 터치패널 부문의 재도약 발판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결국 기계와 사람이 교감해야 하고 그 수단은 결국 인터페이스이자 디스플레이"라며 "터치센서와 이를 아우르는 통합 모듈 쪽 시장이 반드시 성장할 것이고, 일진디스플레이가 그 분야의 제조 역량도 보유한 만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업 축인 사파이어 부문도 마이크로LED 시장 성장이라는 호재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대표는 마이크로LED 시장이 2025년쯤부터 워치, 고글 등 소형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마이크로 사이즈의 LED를 만들려면 고품질 사파이어 웨이퍼가 필요한데, 일진디스플레이의 사파이어 웨이퍼는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이 낮으면 큰 배를 못 띄운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은 일진디스플레이가 신규 사업이라는 큰 배를 띄우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이 같은 기존 사업을 다시 키워 물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어떤 신사업에 진출할지도 고민 중이고, 때가 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앞서 적자 규모가 커지자 평택공장을 구조조정하고 터치패널 부문 생산 역량을 베트남 공장으로 넘긴 상태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베트남은 앞으로 생산기지로 키워나가고 평택공장은 R&D 기지로서 역할에 충실하게 될 것"이라며 "평택공장 매각 작업도 현재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전무하다시피 했던 기업설명(IR) 등 대외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회사가 너무 침체되다 보니 IR까지는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며 "회사가 역성장하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을 주주를 포함한 외부에 알리는 것은 필요한 만큼 새롭게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면 외부와 소통도 당연히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잃어버린 10년'을 겪었지만, 잠재력이 있고 지금이라도 재도약이 늦지 않았다고 판단해 대표직 제안을 수락한 것"이라며 "기술과 시장 트렌드는 계속 변화하므로 리더십이 받쳐준다면 새로운 상품과 사업으로 틀림없이 재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AI·마이크로LED 시장 성장에 주목…"새로운 기회 올 것"
삼성 출신 디스플레이 전문가로 최근 일진디스플레이를 이끌게 된 이우종 신임 일진디스플레이 대표가 "회사가 어렵지만 재도약 기회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임 한달을 맞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부담이 크고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충분한 자신감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1985년 삼성에 입사해 디스플레이 분야 연구개발(R&D)부터 영업, 마케팅, 전사 기획 등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초기부터 관여하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터치 일체형 아몰레드를 업계 최초로 기획해 사업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까지 올랐다가 일진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자리를 옮긴 그는 일진디스플레이가 한때 고도성장을 달성했음에도 트렌드를 제때 읽지 못해 하락의 길을 걸었다며 안타까워했다.
1994년 설립된 일진그룹의 디스플레이 계열사 일진디스플레이는 발광다이오드(LED) 기초 소재인 사파이어 잉곳과 웨이퍼, 태블릿PC·노트북용 터치스크린패널(TSP)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2000년대 들어 터치패널 시장 성장 가능성을 읽고 사업을 확대해 2013년 역대 최대 매출인 약 6천600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후 신사업 동력을 발굴하지 못해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2019∼2021년에는 매년 3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잠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올해에도 전방 IT 수요 위축 등 영향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 대표는 "10여년 전 시장·기술 트렌드를 잘 읽고 기회를 선점해 고도성장한 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는 데 실패했다"며 "이후 10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하다 보니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수동적 태도로 바뀌게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진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두고는 "요리 솜씨는 있는데 뭘 만들어야 할지 몰랐던 상황"이라며 "터치센서, 모듈 제조 등과 관련한 핵심 역량과 노하우를 구성원들이 다 갖고 있으니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고 방향만 정해주면 될 것 같다.
그 역할을 내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을 터치패널 부문의 재도약 발판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결국 기계와 사람이 교감해야 하고 그 수단은 결국 인터페이스이자 디스플레이"라며 "터치센서와 이를 아우르는 통합 모듈 쪽 시장이 반드시 성장할 것이고, 일진디스플레이가 그 분야의 제조 역량도 보유한 만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업 축인 사파이어 부문도 마이크로LED 시장 성장이라는 호재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대표는 마이크로LED 시장이 2025년쯤부터 워치, 고글 등 소형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마이크로 사이즈의 LED를 만들려면 고품질 사파이어 웨이퍼가 필요한데, 일진디스플레이의 사파이어 웨이퍼는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이 낮으면 큰 배를 못 띄운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은 일진디스플레이가 신규 사업이라는 큰 배를 띄우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이 같은 기존 사업을 다시 키워 물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어떤 신사업에 진출할지도 고민 중이고, 때가 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앞서 적자 규모가 커지자 평택공장을 구조조정하고 터치패널 부문 생산 역량을 베트남 공장으로 넘긴 상태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베트남은 앞으로 생산기지로 키워나가고 평택공장은 R&D 기지로서 역할에 충실하게 될 것"이라며 "평택공장 매각 작업도 현재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연말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전무하다시피 했던 기업설명(IR) 등 대외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회사가 너무 침체되다 보니 IR까지는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며 "회사가 역성장하더라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을 주주를 포함한 외부에 알리는 것은 필요한 만큼 새롭게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면 외부와 소통도 당연히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잃어버린 10년'을 겪었지만, 잠재력이 있고 지금이라도 재도약이 늦지 않았다고 판단해 대표직 제안을 수락한 것"이라며 "기술과 시장 트렌드는 계속 변화하므로 리더십이 받쳐준다면 새로운 상품과 사업으로 틀림없이 재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