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당할까" 불신 컸는데…쿠팡 위협하는 쇼핑몰의 정체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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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위협하는 중국 쇼핑몰들
中 '테무·알리·쉬인' 국내 사용자 급증
교차 사용자 평균 사용시간, 알리 > 쿠팡
"고물가에 가격 매력…中산 경쟁력도↑"
中 '테무·알리·쉬인' 국내 사용자 급증
교차 사용자 평균 사용시간, 알리 > 쿠팡
"고물가에 가격 매력…中산 경쟁력도↑"

쿠팡보다 체류시간 많은 알리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해외직구 카테고리 앱(안드로이드+iOS) 사용자 수는 약 6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급증했다.해외직구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중국 쇼핑 앱들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를 보내자마자 4월 신규 설치 건수가 223%나 상승했다. 테무는 지난 7월 한국 시장 진출 후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9월부터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넘어서 신규 설치 건수가 120만 건을 돌파했다. 인지도가 저조했던 쉬인도 저가 전략을 내세우며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8월 처음으로 신규 설치 건수 20만을 돌파했다.
국내 업체들을 포함해 9월 대비 10월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쇼핑 앱은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각각 약 57만명 늘어나며 1·2위를 차지했다.


현재까지 절대적인 사용자 수는 쿠팡과 같은 주요 국내 기업에 한참 못 미치지만, 1인당 평균 앱 사용 시간을 보면 중국 업체들의 선전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인덱스가 교차 사용자의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을 분석한 결과, 쿠팡은 2.59시간인데 비해 알리익스프레스는 2.95시간으로 나타났다. 앱 체류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가 찾아볼 만한 다양한 품목을 가지고 물건을 많이 산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고물가에는 장사가 없었다. 중국 앱 성장세는 관세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3분기 해외 직구 액은 4조7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발 직구 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6% 폭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9.7% 증가에 그쳤다. 이는 해외 직구 시장의 판을 바꿀 정도다. 그간 미국이 해외직구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아 왔는데 이번에는 중국이 46.4%, 미국이 29.1%로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중국산, 가성비에 경쟁력까지 갖췄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물가 상승에 가성비 물건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중국산의 경쟁력 확보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흥미를 끌고있는 모양새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국 직구의 인기는 고물가에 너무 오래 시달린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격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며 "중국 상품들도 이제 품질과 디자인, 다양성 등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배송이 오래 걸려도 한국 소비자들 입장에선 1~2% 부족해도 워낙 저렴하다 보니 살만하다는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직구 경험자들이 자신의 좋은 소비 경험을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것도 바이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씻어낼 만큼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괜찮다고 확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기타 국내외 앱에게는 잘 찾아보기 힘든 인앱 게임 등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쇼핑몰은 다른 국가 앱과는 다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경우가 흔히 보인다. 이것이 인기의 주된 요인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유인책이 될 수 있고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