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러진 채 태어나기도"…산모들 눈물
[이·팔 전쟁] "가자지구 북부 병원 1곳만 남았다…미숙아 살리려 사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지상전을 이어가면서 북부 지역에 운영 가능한 병원이 1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CNN 방송에 따르면 OCHA는 이날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병원 중 1곳을 제외한 모든 병원이 전력, 의료품, 산소, 식량, 물 부족과 인근 폭격으로 13일 기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에는 병원 및 진료소 약 30곳이 있는데 이 가운데 29곳이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OCHA는 설명했다.

알아흘리 병원만 유일하게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7일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 북부 최대 의료시설 알시파 병원 인근 등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을 비롯한 의료시설 지하에 하마스의 주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다고 주장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 공격을 피하려고 환자와 의료진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새벽에는 알시파 병원에 진입해 '정밀 표적 작전'을 수행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며 이스라엘이 병원 등 민간 시설을 공격 표적으로 삼는다고 비판한다.

[이·팔 전쟁] "가자지구 북부 병원 1곳만 남았다…미숙아 살리려 사투"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임산부가 전쟁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미숙아로 태어나 조기 사망하는 아기가 늘었다고 미국 NBC 방송은 전했다.

산부인과 의사 마헤르 카미스 서르와나는 "이번 전쟁 탓에 여성이 임신 7∼8개월 차에 조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지난달 7일 이래 한 달 동안 아기 800명 이상이 태어났다고 말했다.

전쟁 이전 한 달 평균 아기 400명이 태어났던 데 비해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료 고갈에 직면한 알시파 병원에서는 미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 가동마저 중단돼 아기를 담요로 감싸주는 데 그치고 있다.

체온 유지를 위해 아기 여러 명을 가까이 붙여두는 게 최선인 상황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미숙아 최소 3명이 숨졌다고 알시파 병원은 전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전문의 시린 아베드는 "젖을 주려고 준비하는 데 필요한 물조차 없어 (신생아) 모두가 죽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국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공습 탓에 태어나자마자 다치는 아기도 있다.

지난달 말 출산한 현지 여성 힌드 샴라크(32)는 딸이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샴라크는 폭격으로 집을 잃고 인근 학교 대피소에 머물던 중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딸을 낳았는데 당시 공습이 발생하면서 출산 중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