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킬러문항 핀셋 제거하는 '공정수능 출제점검위' 가동
'반수생' 학력 수준도 변별력에 영향 미칠 듯
[수능 D-1] 킬러문항 빼고 변별력 확보 '두 마리 토끼' 가능할까
16일 시행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제 당국이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한 채 적정한 변별력을 확보했을지 관심이 쏠린다.

킬러문항을 '핀셋' 제거하는 교사 위원회가 가동될 정도로 출제 당국이 출제 및 검토에 공을 들인 가운데, 이른바 'N수생' 비중이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730여명의 출제·검토위원은 수능 당일까지 38일간 합숙하면서 2024학년도 수능 문제 출제 막판 검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수능에서는 교사 25명으로 구성된 '공정수능 출제점검위원회'도 함께 합숙했다.

이들은 출제·검토위원과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킬러문항이 있는지만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교육부가 킬러문항을 제거하기 위해 교사로 구성된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 수능'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수능 국어영역 독서문제 등을 킬러문항의 예시로 언급하면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동안 출제 당국이 킬러문항으로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해온 만큼, 킬러문항이 배제될 경우 '물수능'이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수능 D-1] 킬러문항 빼고 변별력 확보 '두 마리 토끼' 가능할까
이 같은 우려 속에 지난 9월 시행된 평가원 주관 모의평가는 일단 킬러문항 없는 수능의 본보기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모두 킬러문항이 빠졌지만, 변별력은 확보됐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국어와 영어에서는 생소한 소재의 지문보다는 익숙한 지문을 활용하되, 지문을 끝까지 읽어야 풀 수 있는 방식의 문제가 출제됐다.

수학에서는 복잡한 여러 개념의 이해와 지나친 계산을 요구하는 대신, 정의와 개념을 확실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항이 배치됐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야 상승하는 '표준점수 최고점'(통상 '만점')의 경우 국어는 142점으로, 작년 수능(134점)보다 8점 올랐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작년 수능(145점) 수준이었다.

지난해 수능에선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지나치게 높아 수학을 잘하는 수험생에게 유리한 수능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국어·수학 영역 간 표준점수 최고점이 비슷해지는 등 균형도 맞췄다.

다만 최상위권 변별력은 다소 하락했다.

특히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이 2천520명으로, 작년 수능(934명)의 2.7배로 급증했다.

출제 당국은 9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본 수능에서도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수능 D-1] 킬러문항 빼고 변별력 확보 '두 마리 토끼' 가능할까
하지만 수능에서는 9월 모의평가에 많이 참여하지 않았던 'N수생'이 대거 합류한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수능 변별력은 출제 당국이 의도한 문제 자체의 난이도는 물론, 수험생 집단의 학력도 영향을 미친다.

N수생들의 학력 수준은 대체로 고3 재학생들보다 높다.

이들이 많이 합류할수록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수능이 출제되더라도, 변별력은 하락할 수 있다.

N수생 학력 수준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물수능'이 될 우려가 있는 셈이다.

이번 수능에서 N수생, 검정고시생 등의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는 지난해 수준보다 어렵게, 수학은 지난해 수준 정도 난이도를 유지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면서 "의대를 노린 '반수생'이 증가한 상황에서 반수생들의 학력 수준이 난이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