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공장 생산직 임금 내년 14% 오른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앨라배마 공장 등의 생산직 임금을 2028년까지 25% 인상하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현대차는 우선 내년 초부터 미국 내 생산직 직원의 시간당 임금을 전년 대비 14% 올릴 계획이다. 이런 인상 폭에는 올해 이미 실시한 임금 인상분도 포함된다.

이번 임금 인상 대상에는 현재 가동 중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의 생산직 약 4천명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공장에 생산직군으로 채용된 일부 엔지니어 등이 포함된다.

조지아주의 전기차 공장은 내년께 완공 예정으로, 아직 조립 라인의 생산직은 채용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는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최고의 인재를 채용·보유하기 위해 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이 미국 시장에서 곧 출시 예정인 올-뉴 싼타페와 제네시스 전기차 GV70 생산을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등 올해 생산 목표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또 이 공장에서 자체 최고 급료 수준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30개월(2년 반)으로 단축한 바 있으며, 근속 15년인 직원에게는 25일의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현대차는 업계 최고의 직원들을 보유했고 이에 걸맞은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며 "동종 기업들에 상응하는 경쟁력 있는 임금과 복리후생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한 달 반에 걸친 파업에서 사실상 승리해 미국 자동차 업체들과 임금 교섭을 타결한 뒤 혼다, 도요타에 이어 현대차가 생산직 임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앞서 UAW는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등 자동차 3사와 임금 25% 인상, 향후 물가 급등시 생활비 보전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성과가 미국 내에서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도요타와 테슬라, 그밖의 다른 외국 기업 공장에 노조 확대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이후 도요타는 내년 1월부터 생산직 임금을 9% 올린다고 밝혔으며, 혼다 역시 내년부터 임금을 11% 인상하고 최고 급료 도달 기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이런 자동차 업체들의 잇단 임금 인상이 UAW의 노조 확대 전략을 저지하려는 조처라고 분석했다.

다만 코넬대에서 단체교섭을 연구하는 교수 해리 카츠는 UAW의 합의가 노조가 없는 공장의 임금 인상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향후 이들 공장에서 노조 가입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츠 교수는 "이 공장들은 종종 노조를 의심하는 지역에 있다"고 AP에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