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하나증권, 블룸버그
자료=하나증권, 블룸버그
13일 하나증권은 자동차 산업에 대해 내년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내년 중순께는 이를 해소할 모멘텀(동력)이 발휘될 것이란 분석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자동차 주가는 상반기엔 '수요 환경 둔화'와 '낮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로 인해 박스권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전기차 모멘텀 강화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과거 이익과 주가 상관관계를 보면 현재 주가는 높아진 이익 체력과 개선된 자산효율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며 "이는 2012~2014년 글로벌 점유율이 8~9%일 때 받던 평가가치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시 중국과 미국 점유율이 9%와 8%였고, 현재는 2%와 10%로 질적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평가 밸류에이션 하락이 없다 하더라도 이익 증가만으로도 주가는 올랐어야 하는 여건"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전체적으로 낮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현대차기아가 평균 대비 더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 중이다. 주가가 높아진 이익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두고 송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익 사이클의 레벨업 수준에 대한 의문 △장기 이익 방향성에 대한 의문 등 두 가지 의문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송 연구원은 내연기관에서의 이익 신뢰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를 통한 영속성과 자율주행이라는 새 수익원의 발굴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내연기관 위주의 이익에 대한 낮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점유율이 내연기관차 점유율 대비 낮단 점이 할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불식하기 위해선 전기차의 생산과 판매 증가가 필요하다"며 "중국 내 판매 부재와 유럽 내 이미 높은 점유율을 감안하면 핵심 지역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송 연구원은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증가가 밸류에이션 상승의 동력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당분간 기존 모델 위주로 대응하겠지만,올 4분기부터 EV9, 2024년 하반기에는 아이오닉7과 EV3 등이 추가 투입되고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면서 현지 생산을 시작하게 되면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지 공장과 모델 라인업 확장을 통한 안정적인 기반의 전기차 판매 증가는 평가가치를 상승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올 상반기는 내연기관 위주의 실적 흐름에 주가가 연동돼 박스권 내 등락하겠지만 하반기는 다르다"며 "전기차 모델들의 추가 출시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의 완공으로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통한 주가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