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앞쪽 백등이면 무슨 선박이죠?" 질문에 낚싯배 선장 머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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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경, 성어기 선박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
"음…. 이거 예인선 아닌가요?"
9일 오후 부산 다대포 방파제에서 해양 경찰관이 선박의 등화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며 '무슨 선박인 줄 아느냐'고 묻자, 20년 경력의 베테랑 선장 A씨는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정답은 선미에 황등이 없고 선수와 선미에 백등이 들어오는 길이 50m 이상의 동력선이었다.
A씨는 "선수에 백등이 2개 들어온다는 공통점 때문에 예인선과 순간 헷갈렸다"며 머쓱해했다.
이날 부산해경 다대포파출소는 가을·겨울철 성어기를 맞아 낚시어선과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선장과 선원들의 안전관리 의식을 높이려고 등화 식별 테스트를 진행하는 캠페인을 했다.
손님 40여명을 3번에 걸쳐 태우고 입항한 선장 B씨는 그림을 보여주며 질문하는 해양 경찰관에게 "예인선 중에 선수에 백등이 2개면 예인선열의 길이가 200m 이하, 백등이 3개면 200m 이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답을 말한 그는 "갑자기 물어서 당황스러웠지만 최근에 사고가 자주 발생해 기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배윤철 부산해경 다대파출소장은 "선박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질 경우 예인선과 부선 사이에 연결된 예인삭 사이를 지나가는 등 큰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며 안전 운항을 당부했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낚시어선 관련 사고는 220건이며 운항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 비율은 절반 가까이인 47%에 달한다.
나머지 사고 원인은 정비 불량과 원인 미상이다.
지난달 22일 전북에서 낚시어선이 예인선과 충돌해 4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사고 역시 선장이 예인선인 줄 모르고, 예인선과 부선 사이를 지나가다가 사고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관계자는 "낚시어선 종사자는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관련 교육을 연간 일정 시간 이수하고 있으나, 막상 현장에서 항해 법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성어기인 가을, 겨울철에 발생하는 사고 비율이 다른 때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이 열린 다대포는 낚시어선 30여척이 낚시꾼을 태우고 목도, 형제도, 생도 등 인근에 있는 섬을 가거나 주변에서 선상낚시를 하면서 영업하고 있다.
많을 때는 하루 낚시꾼 300∼400명가량이 몰리기도 한다.
이 낚시어선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인근의 부산신항, 남항, 감천, 영도 등 주요 항만을 오가는 대형 선박이나 예인선들이 이동하는 길목인지라 사고 우려가 상존한다.
배 소장은 "보통 이른 새벽 출발해서 늦은 오후께 들어오는데, 보통 가을, 겨울철은 해가 늦게 뜨기 때문에 깜깜한 밤에 출발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고 경쟁이다 보니 생선이 많이 잡히는 구역을 선점하기 위해 선장들이 속도를 많이 낸다"며 "이 상황에서 선박을 제대로 구분할 줄 모르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고 경고했다.
부산해경은 낚시꾼이 많이 몰리는 성어기 철에 사고 위험이 높아 운항 안전 법규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 관리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낚시어선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안전 법규 교육과 인식 개선 활동으로 안전한 운항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9일 오후 부산 다대포 방파제에서 해양 경찰관이 선박의 등화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며 '무슨 선박인 줄 아느냐'고 묻자, 20년 경력의 베테랑 선장 A씨는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정답은 선미에 황등이 없고 선수와 선미에 백등이 들어오는 길이 50m 이상의 동력선이었다.
A씨는 "선수에 백등이 2개 들어온다는 공통점 때문에 예인선과 순간 헷갈렸다"며 머쓱해했다.
이날 부산해경 다대포파출소는 가을·겨울철 성어기를 맞아 낚시어선과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선장과 선원들의 안전관리 의식을 높이려고 등화 식별 테스트를 진행하는 캠페인을 했다.
손님 40여명을 3번에 걸쳐 태우고 입항한 선장 B씨는 그림을 보여주며 질문하는 해양 경찰관에게 "예인선 중에 선수에 백등이 2개면 예인선열의 길이가 200m 이하, 백등이 3개면 200m 이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답을 말한 그는 "갑자기 물어서 당황스러웠지만 최근에 사고가 자주 발생해 기억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배윤철 부산해경 다대파출소장은 "선박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질 경우 예인선과 부선 사이에 연결된 예인삭 사이를 지나가는 등 큰 사고가 벌어질 수 있다"며 안전 운항을 당부했다.
해경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낚시어선 관련 사고는 220건이며 운항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 비율은 절반 가까이인 47%에 달한다.
나머지 사고 원인은 정비 불량과 원인 미상이다.
지난달 22일 전북에서 낚시어선이 예인선과 충돌해 4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사고 역시 선장이 예인선인 줄 모르고, 예인선과 부선 사이를 지나가다가 사고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 관계자는 "낚시어선 종사자는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관련 교육을 연간 일정 시간 이수하고 있으나, 막상 현장에서 항해 법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성어기인 가을, 겨울철에 발생하는 사고 비율이 다른 때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이 열린 다대포는 낚시어선 30여척이 낚시꾼을 태우고 목도, 형제도, 생도 등 인근에 있는 섬을 가거나 주변에서 선상낚시를 하면서 영업하고 있다.
많을 때는 하루 낚시꾼 300∼400명가량이 몰리기도 한다.
이 낚시어선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인근의 부산신항, 남항, 감천, 영도 등 주요 항만을 오가는 대형 선박이나 예인선들이 이동하는 길목인지라 사고 우려가 상존한다.
배 소장은 "보통 이른 새벽 출발해서 늦은 오후께 들어오는데, 보통 가을, 겨울철은 해가 늦게 뜨기 때문에 깜깜한 밤에 출발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고 경쟁이다 보니 생선이 많이 잡히는 구역을 선점하기 위해 선장들이 속도를 많이 낸다"며 "이 상황에서 선박을 제대로 구분할 줄 모르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고 경고했다.
부산해경은 낚시꾼이 많이 몰리는 성어기 철에 사고 위험이 높아 운항 안전 법규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경 관계자는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안전 관리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낚시어선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안전 법규 교육과 인식 개선 활동으로 안전한 운항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