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고집쟁이 딸' 주역 박슬기 "리본춤에 몸개그도 준비했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2일까지 예술의전당 공연…엄마 역의 발레리노와 익살스러운 호흡
막이 오르면 시골 농가를 배경으로 닭으로 변장한 무용수들이 파닥파닥 날갯짓하며 무대를 휘젓는다.
닭들의 과장된 동작이 주는 코믹함이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린다.
지난 8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고집쟁이 딸'은 유쾌한 희극발레다.
로열발레단의 창립 안무가인 프레데릭 애슈턴이 안무한 버전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주인공인 고집쟁이 딸 리즈는 건실한 농촌 총각 콜라스와 사랑에 빠지지만, 리즈의 엄마인 시몬은 이를 못마땅해한다.
리즈와 콜라스는 시몬의 방해를 요리조리 피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지난해에 이어 사랑스러운 리즈 역을 맡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37)를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진행된 전막 리허설 직후 만났다.
리즈 역에는 솔리스트 심현희, 드미솔리스트 조연재가 함께 캐스팅됐다.
작품이 재미있다고 하자 박슬기는 "희극발레가 어렵다"며 "웃기려고 하면 억지스러워서 안 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연 때는 '이게 재밌을까?', '여기서 웃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관객들이 작은 부분에도 '빵빵' 터져줬다"며 웃었다.
리즈는 여느 발레 작품의 심성 곱고 여리여리한 여주인공과는 사뭇 다르다.
장난기가 가득하고 때로는 새침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엄마 말도 잘 듣지 않는다.
잔뜩 심통이 난 듯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깜찍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박슬기는 "주인공 나이가 저보다 훨씬 어리다.
일단 '동심'으로 돌아가야 했다"며 "캐릭터상 순수함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아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실 발레는 보이는 부분이 커서, 관객들에게 '짠'하고 어필하는 데 익숙해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무대가 아니라 집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소녀를 보여주려 했어요.
리본춤도 놀거리가 별로 없었던 시절에 장난감처럼 리본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표현했습니다.
" '고집쟁이 딸'에는 리본춤처럼 소품을 활용해 연출한 아기자기한 장면이 많다.
리즈와 콜라스가 2인무로 추는 리본춤은 마주 봤다 엇갈리기를 반복하며 마치 몸으로 실뜨기하듯 리본을 묶었다 푼다.
박슬기는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무대 위에서 리본이 엉켜버릴 수 있어 긴장을 가장 많이 하는 장면이라고 했다.
이 밖에 시몬이 나막신을 신고 추는 춤, 마을 사람들이 부잣집 아들인 알랭을 놀리려고 피리를 하늘 높이 던져 주고받는 장면, 알랭이 빨간 우산을 들고 높이 날아가는 장면 등이 있다.
보통 발레는 남녀 주인공의 호흡에 관심이 가장 집중되지만 이 작품에선 딸 리즈와 엄마 시몬의 익살스러운 호흡이 더 돋보인다.
호들갑스러운 시몬은 발레리노가 여장하고 연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민순과 김명규가 번갈아 시몬을 맡는다.
박슬기는 "2막은 집 안에 있는 리즈와 엄마의 티키타카가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
엄마와 쿵작쿵작 노는 모습을 잘 살리려고 했다"며 "마임으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표정이나 손짓도 거울을 보며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박슬기는 발레리나로서는 좀처럼 무대 위에서 선보일 일이 없는 '몸 개그'도 소화한다.
엄마 시몬에게 엉덩이를 맞는 장면에서는 엉덩이를 쭉 뒤로 빼고 폴짝폴짝 뛰고, 계단에 털썩 주저앉은 상태에서 엉덩이로 계단을 쿵쿵 찍으며 내려오기도 한다.
"엉덩이로 계단을 내려올 때도 음악이 있어요.
음악에 맞춰서 박자를 타며 내려와야 하죠. 2칸만 내려올지, 4칸만 내려가야 할지 고민하기도 해요.
하고 나면 아프죠. 아프긴 한데 재미를 위해서는 참을만해요.
(웃음)"
/연합뉴스
닭들의 과장된 동작이 주는 코믹함이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린다.
지난 8일 개막해 오는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고집쟁이 딸'은 유쾌한 희극발레다.
로열발레단의 창립 안무가인 프레데릭 애슈턴이 안무한 버전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주인공인 고집쟁이 딸 리즈는 건실한 농촌 총각 콜라스와 사랑에 빠지지만, 리즈의 엄마인 시몬은 이를 못마땅해한다.
리즈와 콜라스는 시몬의 방해를 요리조리 피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지난해에 이어 사랑스러운 리즈 역을 맡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37)를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진행된 전막 리허설 직후 만났다.
리즈 역에는 솔리스트 심현희, 드미솔리스트 조연재가 함께 캐스팅됐다.
작품이 재미있다고 하자 박슬기는 "희극발레가 어렵다"며 "웃기려고 하면 억지스러워서 안 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연 때는 '이게 재밌을까?', '여기서 웃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관객들이 작은 부분에도 '빵빵' 터져줬다"며 웃었다.
리즈는 여느 발레 작품의 심성 곱고 여리여리한 여주인공과는 사뭇 다르다.
장난기가 가득하고 때로는 새침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엄마 말도 잘 듣지 않는다.
잔뜩 심통이 난 듯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깜찍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박슬기는 "주인공 나이가 저보다 훨씬 어리다.
일단 '동심'으로 돌아가야 했다"며 "캐릭터상 순수함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아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사실 발레는 보이는 부분이 커서, 관객들에게 '짠'하고 어필하는 데 익숙해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무대가 아니라 집 앞마당에서 놀고 있는 소녀를 보여주려 했어요.
리본춤도 놀거리가 별로 없었던 시절에 장난감처럼 리본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표현했습니다.
" '고집쟁이 딸'에는 리본춤처럼 소품을 활용해 연출한 아기자기한 장면이 많다.
리즈와 콜라스가 2인무로 추는 리본춤은 마주 봤다 엇갈리기를 반복하며 마치 몸으로 실뜨기하듯 리본을 묶었다 푼다.
박슬기는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무대 위에서 리본이 엉켜버릴 수 있어 긴장을 가장 많이 하는 장면이라고 했다.
이 밖에 시몬이 나막신을 신고 추는 춤, 마을 사람들이 부잣집 아들인 알랭을 놀리려고 피리를 하늘 높이 던져 주고받는 장면, 알랭이 빨간 우산을 들고 높이 날아가는 장면 등이 있다.
보통 발레는 남녀 주인공의 호흡에 관심이 가장 집중되지만 이 작품에선 딸 리즈와 엄마 시몬의 익살스러운 호흡이 더 돋보인다.
호들갑스러운 시몬은 발레리노가 여장하고 연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민순과 김명규가 번갈아 시몬을 맡는다.
박슬기는 "2막은 집 안에 있는 리즈와 엄마의 티키타카가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
엄마와 쿵작쿵작 노는 모습을 잘 살리려고 했다"며 "마임으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표정이나 손짓도 거울을 보며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박슬기는 발레리나로서는 좀처럼 무대 위에서 선보일 일이 없는 '몸 개그'도 소화한다.
엄마 시몬에게 엉덩이를 맞는 장면에서는 엉덩이를 쭉 뒤로 빼고 폴짝폴짝 뛰고, 계단에 털썩 주저앉은 상태에서 엉덩이로 계단을 쿵쿵 찍으며 내려오기도 한다.
"엉덩이로 계단을 내려올 때도 음악이 있어요.
음악에 맞춰서 박자를 타며 내려와야 하죠. 2칸만 내려올지, 4칸만 내려가야 할지 고민하기도 해요.
하고 나면 아프죠. 아프긴 한데 재미를 위해서는 참을만해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