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41개 크기·국립도서관 100만 배 데이터 저장 가능…원전 수준 내진
네이버 첫 IDC '각 춘천' 10년 운영 노하우·미래 기술 역량 집약
[르포] "디지털 산업 엔진"…네이버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각 세종'은 네이버뿐 아니라 향후 대한민국의 모든 디지털 산업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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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지난 6일 세종시 집현동에 들어선 각 세종을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강조했다.

'각'이라는 명칭은 고려 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경남 합천군 해인사 '장경각'에서 이름을 따왔다.

기록을 위한 보존소란 뜻이다.

각 세종은 네이버가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첫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IDC) '각 춘천'을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로 운영한 노하우와 네이버의 첨단 기술 역량을 결집한 것이 특징이다.

첨단 산업의 급성장 속에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통한 차세대 서비스는 대부분 이곳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르포] "디지털 산업 엔진"…네이버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 국내 최대 규모의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
부용산과 금강을 끼고 있는 각 세종은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천㎡의 부지 위에 지어졌다.

현재 지하 3층∼지상 3층의 본관과 지하 3층∼지상 2층의 북관(서버관) 등으로 구성됐다.

서버동인 북관은 데이터 증가 속도에 맞춰 총 3단계에 걸쳐 순차로 가동될 예정이며 북관이 빠르게 찰 경우를 대비해 2차 서버동 구축 예정 부지도 미리 확보돼있다.

현재 가동을 시작한 공간은 전체 예정 규모의 6분의 1 수준이다.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는 "향후 기술 발전과 데이터 증가량에 따라 인프라와 공간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이날 취재진에 가장 먼저 공개한 곳은 각 세종 내 통합관제센터로, 근무자 10여 명이 센터의 모니터링 화면으로 운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들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센터 내부에 있는 주요 공간들의 상황, 센터 내 수만 개의 센서를 통해 수집된 실시간 데이터로 주요 설비들의 상태, 실시간 뉴스 모니터링을 통해 포털 이용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급박한 사건·사고를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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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취재진이 찾은 곳은 각 세종 실내의 온도와 습도 등을 적합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마련된 공조실이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서버의 열을 식히는 냉방 설비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각 세종은 건축 초기부터 부용산 자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활용해 서버를 냉각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는 찬물이 흐르는 벽에 바람을 통과시켜 온도를 낮춘 '나무'(NAMU·NAVER Air Membrane Unit)를 업그레이드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 '나무-Ⅲ'가 도입돼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네이버클라우드 노상민 데이터센터장은 "기후 환경에 따라 직접 외기와 간접 외기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며 "양방향에서 자연 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채꼴 형태로 꺾어서 건물을 배치했고, 서버실도 복층 구조로 만들어 서버실에서 내뿜는 열기를 복층을 통해 빠르게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해서 공조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각 세종의 외벽(패널)은 외부 바람의 유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굴곡과 타공을 적용한 알루미늄 패널로 내부 열기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노 센터장은 덧붙였다.

[르포] "디지털 산업 엔진"…네이버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다음 이동 장소는 실제 서버가 운영되는 서버실.
서버실 안으로 들어서자 귓전을 울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작동 소리와 냉방장치 소음, 후덥지근한 내부 온도가 복잡하게 어우러져 감각을 사로잡았다.

각 세종은 단일 기업의 데이터센터 기준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Unit·서버의 높이 단위 규격)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이를 통해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의 약 100만 배에 달하는 수준인 65EB(엑사바이트·1엑사바이트는 약 10억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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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자율주행 적용…어떤 재해에도 안전한 '데이터 요새'
각 세종을 둘러본 또 하나의 인상은 로봇·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네이버 제2 사옥이자 로봇 친화형 빌딩인 '1784'와 분위기가 매우 흡사하다는 느낌이었다.

각 세종 내 정보기술(IT) 창고에 다다르자 취재진을 맞이한 것은 자산관리 자동화 로봇 '가로'와 '세로'.
서버의 불출과 적재를 수행하는 세로는 2mm 단위로 서버를 정확하게 집어 안전하게 적재하며 3m 높이까지 서버를 적재할 수 있다.

가로는 서버실과 로봇 창고를 오가며 고중량의 자산을 운반한다.

최대 400kg까지 적재가 가능하며 '파워 어시스트 모드'로 전환되면 수동으로 핸들을 제어하고 운송할 수 있다.

바로 옆에는 각 세종에서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 자율주행 셔틀 '알트비'(ALT-B)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알트비는 네이버랩스의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로 움직이며 2017년 IT 업계 최초로 국토교통부 자율주행 임시 운행을 허가받고 복잡한 도심을 직접 달리며 개발한 독자적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알트라이브'(ALTRIV)가 탑재됐다.

네이버 1784가 스마트 빌딩을 위한 시험대였다면, 각 세종은 융합 기술을 거대한 캠퍼스에 녹여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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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동 공간은 각 세종이 2㎞가량 떨어진 세종변전소로부터 154kV(킬로볼트) 전압을 일차적으로 받는 가스절연개폐장치(GIS)실.
노 센터장은 "데이터센터에서 심장부 역할을 하는 부분이 전력 공급"이라면서 "혹시라도 정전 등 공급에 차질이 될 수 있는 경우에 대비해 72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각 세종은 10년간 각 춘천을 무중단·무재해·무사고로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진, 정전, 화재 등과 같은 재난 재해에도 서비스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비 시스템을 마련했다.

특히 지진을 대비해 지역의 토양 지질까지 분석해 데이터센터에 가장 적합한 부지를 선정했다.

각 세종은 단단한 화강암으로 된 부지에 서버관이 안전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위치를 설계했다.

또 원자력발전소 수준의 건물에 적용하는 진도 9.0, 규모 7.0 수준의 특등급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체뿐 아니라 서버랙(선반) 단위까지 적용했다.

최 대표는 "각 세종은 부지 규모의 방대함, 고사양의 서버를 관리해야 하는 요구에 맞춰 로봇이나 AI 인프라 운영 등의 기술을 긴밀하게 융합한 것이 매우 큰 특징"이라며 "21세기의 장경각이 될 수 있도록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나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르포] "디지털 산업 엔진"…네이버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