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설' 짐 켈러 "AI 비용 낮추고 오픈소스로 혁신이뤄야"(종합)

삼성 AI포럼서 기조강연…AI·컴퓨터공학 분야 석학·전문가 1천여명 모여
경계현 사장 "AI·반도체 기술로 인류의 더 나은 미래 기대"

'반도체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7일 "인공지능(AI)의 비용을 대폭 낮추고 모든 구성 요소를 개방해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픈소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켈러 CEO는 이날 삼성전자가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초거대 AI'를 주제로 연 '삼성 AI 포럼 2023'에 기조강연자로 나서 "지난 20∼30년간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의 주요 개발 동력 중 하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켈러 CEO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의 PC용 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해 반도체 설계 분야의 전설로 불린다.

현재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를 이끌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현재 시장 가치가 10억달러(1조3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켈러 CEO는 이날 강연에서 차세대 반도체 설계 혁신을 통한 AI 기술 한계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개방형 하드웨어 설계자산인 RISC-V(리스크 파이브) 기반 하드웨어 구조 설계 혁신으로 차세대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강조했다.

RISC-V는 RISC(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기반의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필요한 모든 명령세트를 개방형 표준으로 무료 공개한 기술이다.

특정 기업이 소유권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어떤 기업이든 무료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켈러 CEO는 "오픈소스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사람들이 오픈소스를 만지고 수정하고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하드웨어 성능과 오픈소스 개발이 결합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몇년 안에 대규모 교육을 통해 무언가를 하도록 하는 것에서 문제를 이해한 다음 간단한 규칙을 실행해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기술을 개방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켈러 CEO는 앞서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도 등장해 "칩렛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고성능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적인 성능 수준의 반도체 설계와 생산에 드는 비용을 줄여 업계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7회째를 맞은 삼성 AI 포럼은 AI와 컴퓨터공학(CE) 분야 석학과 전문가가 모여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하는 기술 교류의 장으로, 올해는 1천여명이 참석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온라인 개회사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이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급부상하며 기술의 안전과 신뢰, 지속가능성에 대한 더 심도 깊은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고대역폭 메모리 칩을 포함한 AI 컴퓨팅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통해 AI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AI와 반도체 기술을 통해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방법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AI 분야 세계적 석학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온라인 기조 강연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AI 기술의 결과가 연구자의 개발 의도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한 AI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AI 분야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는 '삼성 AI 연구자상'에는 제이슨 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8일 서울R&D캠퍼스에서 삼성리서치 주관으로 '삼성 AI 포럼' 2일차 행사를 열어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관련 기술 동향을 공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