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가 코로나19 엔데믹 영향으로 급감한 분자진단사업의 실적 감소세를 자회사의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만회하고 있다. 내년에는 분자진단과 건기식 사업의 글로벌 매출과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기반의 탈모 기능성 화장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니아는 지난 3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7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1% 늘었다.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실적을 이끈 건 건강기능식품 자회사인 에이스바이옴이다. 주력 품목인 다이어트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비에날씬’의 매출이 가파르게 늘면서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에이스바이옴은 지난 3분기에 분기 최대인 675억원의 매출을 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매출 비중도 늘고 있다. 2021년 3분기 약 40%였던 프로바이오틱스 매출 비중은 2년 만인 지난 3분기 91%까지 높아졌다. 바이오니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에이스바이옴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771억원이다. 같은 기간 바이오니아 매출 1991억원의 88%를 차지한다.

에이스바이옴은 올들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매출(1622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에이스바이옴이 올해 2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내년에도 에이스바이옴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비에날씬 매출의 95%는 국내에서 나오고 있다. 올 4분기부터는 면세점 입점을 시작해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예상이다.

핵심사업인 분자진단사업 부문에서는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니아의 분자진단사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기록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지만,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바이오니아의 분자진단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22억원에서 코로나19 발병 이후인 2020년 1582억원, 2021년 1273억원으로 늘었다. 분자진단사업을 기반으로 바이오니아의 매출은 2019년 363억원에서 2020년 2070억원으로 증가하며 사상 처음 연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듬해인 2021년엔 2237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 수요가 줄면서 분자진단 매출은 648억원으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에는 211억원에 그쳤다.

분자진단사업 매출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위축됐다. 2020년 105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21년 471억원, 2022년 115억원으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엔 3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바이오니아는 내년부터 주력인 분자진단사업에서 코로나19 이외의 매출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제분자진단 평가·공급기구인 파인드(FIND)의 지원으로 개발하고 있는 다중 감염진단장비를 저개발국가로 본격 수출하고, 중장기적으로 선진국에도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FIND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업하는 비영리 단체다. 바이오니아는 현장 신속 분자진단 장비(Iron-qPCR) 및 키트의 생산과 출시,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대해 FIND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이를 중하위 소득 국가에 대규모 공급할 예정이다.

바이오니아는 수익성을 개선할 실적 동력으로 ‘코스메르나(CosmeRNA)’를 낙점했다. 코스메르나는 바이오니아의 siRNA 유전자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화장품이다. 지난해 12월 유럽 화장품인증포털(CPNP), 2023년 1월 영국 화장품인증포털(SCPN)에 등록됐다. 지난 6월에는 아마존(영국)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다. 코스메르나 3개월분 가격은 300유로(약 44만원)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가격과 용기(패키징) 등에 대한 고객 의견을 수렴해 신규 패키징 출시를 계획 중”이라며 “기존 소비자 직접 거래(B2C)에서 기업간 거래(B2B)로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6일 16시 24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