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금융투자업계는 원하지만 국내선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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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 새 시장 형성 기대감…"투자자 원하면 뛰어들어야"
당국 '시기상조' 입장…가격 변동성·성격 규정 등 '난제' 산적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상품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가상자산 성격 규정과 제도 미비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비트코인 관련 ETF 상품 출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금융당국, 관련 방침 논의 없어…미국 상황 주시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직 비트코인 관련 ETF 출시에 대해 뚜렷한 방향이나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ETF 출시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신청하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비트코인 ETF처럼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금융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성격의 상품일 경우 금융위원회의 방침이 우선 정해져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비트코인 ETF와 관련해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언제 국내에서 출시가 가능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이 아직 규정되지 않았고, 가격이 가상자산거래소마다 다르게 나와 '일물일가' 원칙에서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 상품 출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아직 비트코인과 관련해서는 투자자 보호에 대한 내용만 있고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자산인지 아닌지조차 정해지지 않아 기초자산으로 삼기가 어렵다"며 "가상자산거래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만큼 어떤 가격을 적용해야 하는지 혼돈이 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우선은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과 관련해 어떤 결론이 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동안 시세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를 어떻게 접근할지 유의 깊게 보고 있다"며 "미국 상황을 살펴본 뒤 국내에서도 법규 개정 진행 상황을 보고 ETF 출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투업계 "새로운 시장 환영…출시 못 할 이유 없다"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비트코인 ETF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비트코인 관련 ETF 상장을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법인 자회사 글로벌엑스는 지난 8월 미국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고, 그보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자산운용은 홍콩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운용사들이 당국의 허가만 있다면 비트코인 관련 ETF를 내고 싶어 한다"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운용사는 시장이 있다고 보고 뛰어들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물론 디지털자산을 금융투자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있다.
우선 수탁 은행 이슈가 있다.
ETF가 투자하고 있는 기초자산은 운용사로부터 독립된 수탁 은행에 보관돼 있다.
이로 인해 ETF는 기업의 상장 주식과 다르게 운용사가 파산해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
디지털 자산의 경우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거래가 이뤄져도 이는 거래소 내부 장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일뿐이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거래소를 수탁 은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이 경우 블록체인 지갑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지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도 문제다.
ETF는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유동성공급자(LP)들이 매수·매도 호가를 조성해야 한다.
이때 해당 ETF에 대해 매수 호가를 제출한 LP 입장에서는 매도 포지션을 확보하는 헤지(위험 분산) 거래를 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24시간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LP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크다 보니 분명히 쉬운 상품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금이나 채권도 대부분 장외에서 거래되고, S&P500 선물은 23시간 거래되지 않나.
제약 요건을 풀려고 하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비트코인에 대한 성격이 규정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국내에 발행되면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국민의 노후 보장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단순히 하나의 ETF를 승인하느냐, 승인하지 않느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당국 '시기상조' 입장…가격 변동성·성격 규정 등 '난제' 산적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상품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가상자산 성격 규정과 제도 미비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비트코인 관련 ETF 상품 출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금융당국, 관련 방침 논의 없어…미국 상황 주시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아직 비트코인 관련 ETF 출시에 대해 뚜렷한 방향이나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ETF 출시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를 신청하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비트코인 ETF처럼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금융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성격의 상품일 경우 금융위원회의 방침이 우선 정해져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비트코인 ETF와 관련해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언제 국내에서 출시가 가능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비트코인의 법적 성격이 아직 규정되지 않았고, 가격이 가상자산거래소마다 다르게 나와 '일물일가' 원칙에서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련 상품 출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아직 비트코인과 관련해서는 투자자 보호에 대한 내용만 있고 법적 성격에 대해서는 자산인지 아닌지조차 정해지지 않아 기초자산으로 삼기가 어렵다"며 "가상자산거래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만큼 어떤 가격을 적용해야 하는지 혼돈이 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우선은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과 관련해 어떤 결론이 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동안 시세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는데 이를 어떻게 접근할지 유의 깊게 보고 있다"며 "미국 상황을 살펴본 뒤 국내에서도 법규 개정 진행 상황을 보고 ETF 출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금투업계 "새로운 시장 환영…출시 못 할 이유 없다"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비트코인 ETF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비트코인 관련 ETF 상장을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국내 자산운용사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법인 자회사 글로벌엑스는 지난 8월 미국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고, 그보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자산운용은 홍콩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운용사들이 당국의 허가만 있다면 비트코인 관련 ETF를 내고 싶어 한다"며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운용사는 시장이 있다고 보고 뛰어들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물론 디지털자산을 금융투자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있다.
우선 수탁 은행 이슈가 있다.
ETF가 투자하고 있는 기초자산은 운용사로부터 독립된 수탁 은행에 보관돼 있다.
이로 인해 ETF는 기업의 상장 주식과 다르게 운용사가 파산해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
디지털 자산의 경우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거래가 이뤄져도 이는 거래소 내부 장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일뿐이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거래소를 수탁 은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이 경우 블록체인 지갑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지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도 문제다.
ETF는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유동성공급자(LP)들이 매수·매도 호가를 조성해야 한다.
이때 해당 ETF에 대해 매수 호가를 제출한 LP 입장에서는 매도 포지션을 확보하는 헤지(위험 분산) 거래를 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24시간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LP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성이 크다 보니 분명히 쉬운 상품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금이나 채권도 대부분 장외에서 거래되고, S&P500 선물은 23시간 거래되지 않나.
제약 요건을 풀려고 하면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비트코인에 대한 성격이 규정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국내에 발행되면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도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국민의 노후 보장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단순히 하나의 ETF를 승인하느냐, 승인하지 않느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