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의 사회 환원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과 전시회가 한국과 미국에서 연이어 열린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이른바 ‘KH(이건희 선대회장의 영문 이름 이니셜) 유산’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보여주는 중간보고회 성격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소아 암·희귀질환지원 사업단’은 오는 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이건희 소아암 희귀질환 극복사업 심포지엄’을 연다. 사업단은 2021년 5월 이건희 선대회장 유족의 기부금 3000억원을 재원으로 발족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출범 2년 동안의 사업 내용 등을 발표한다. 최영무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한다.

사업단은 기부금 30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을 소아암 환자 지원에, 600억원은 크론병을 비롯한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쓰기로 했다. 소아암·소아희귀질환 극복 연구에도 900억원을 투입한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미술품·문화 지원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은 한국실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7일(현지시간) ‘계보: 메트의 한국미술’ 전시를 연다.

메트 한국실은 1998년 삼성문화재단의 이건희 한국미술기금, 한국국제교류재단(KF) 지원금으로 개관했다. 삼성은 최근 메트 한국실의 전담 큐레이터 운영을 위해 200만달러(약 26억원)를 추가 후원하기로 했다. 이번 심포지엄·전시회로 삼성가의 ‘KH 유산’도 재부각되고 있다. 2021년 삼성가는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감염병 극복에 7000억원을 기부했다.

유족들은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도 납부하고 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는 지난달 31일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지분 0.5%)와 삼성물산(0.65%), 삼성SDS(1.95%), 삼성생명(1.16%), 주식 2조5754억원어치를 매각하기로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