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희생정신 기억…순직 경찰관들 지원" 약속
'의암호 참사 순직' 이종우 경감…유족 눈물 속 흉상 제막식
"2020년 8월 6일. 하염없이 폭우가 내리던 그날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
잔잔한 내레이션과 함께 화면 속 영상에 고(故) 이종우 경감의 모습이 비치자 유가족들은 그간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 경감의 추모 흉상 제막식이 열린 3일 유가족들은 고인의 생전 모습이 그대로 담긴 흉상을 하염없이 쓰다듬으며 슬픔을 삼켰다.

이 경감 흉상 위로 갑작스럽게 쏟아진 굵은 빗줄기는 제막식의 분위기를 한층 더 무겁게 만들었다.

강원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에서 의암호 담당 순찰정장으로 일하던 이 경감은 2020년 8월 6일 의암호에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112 신고로 출동했다.

30년 경찰 생활의 마지막 출동이 될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의암호 참사 순직' 이종우 경감…유족 눈물 속 흉상 제막식
긴급히 현장으로 향한 이 경감은 민간인 고무보트가 전복된 모습을 발견했다.

기록적인 폭우와 거센 물살에도 불구하고 경찰정 고무보트로 이에 접근했지만, 결국 경찰정마저 전복돼 이 경감은 숨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이 경감의 어머니와 배우자, 두 아들 등 유가족들과 윤희근 경찰청장, 김준영 강원경찰청장, 박범정 춘천경찰서장 등 경찰 관계자, 강원서부보훈지청장, 강원도경우회장, 춘천경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의암호 참사 순직' 이종우 경감…유족 눈물 속 흉상 제막식
윤 경찰청장은 "이 경감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거룩한 뜻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다 목숨을 바친 순직 경찰관들의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강원경찰청장은 "도 경찰청 개청 역사상 처음으로 경찰 영웅으로 선정된 이 경감의 뜻을 이어받아 지역주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경찰청은 이 경감의 순직에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올해에는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관들의 공모를 받아 이 경감을 '2023년 경찰영웅'으로 선정했다.

앞서 2021년에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 경감을 '순직 경찰관'으로 인증했다.

이는 이 경감을 포함해 세계 7개 나라 중 단 19명뿐이다.

'의암호 참사 순직' 이종우 경감…유족 눈물 속 흉상 제막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