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대부분 '손실'
"2차전지 소재 수요 우려…당분간 반등 어려워"
증권가, 목표주가 잇따라 낮춰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2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월 26일 장중 기록한 52주 최고가 69만4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때 현대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과거가 무색할 정도다. 현재 현대차(36조6796억원)와 포스코퓨처엠(20조8376억원)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16조원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에 주가가 흘러내렸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시점인 8월부터 지난 2일까지 외국인은 포스코퓨처엠을 4762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도 2174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686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7위다.
이처럼 주가가 부진의 늪에 빠지자 손실을 본 투자자는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에 투자한 A씨는 "주변에서 포스코 관련주는 주가가 오를 거라고 해서 믿고 샀는데, 지금은 40% 이상 손해를 보고 있다"며 "최근 주가가 올랐지만, 간에 기별도 안 간다"고 토로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이 증권사를 통해 포스코퓨처엠의 주식을 사들인 4만9829명 가운데 대부분(84.38%)은 손해를 보고 있다. 이들의 평균 손실률은 27.35%에 달한다.
일부 투자자는 공매도를 주가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포스코퓨처엠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291만6169주로 1개월 사이 35.5% 급증했다. 시총에서 공매도 잔고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77%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 10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요가 둔화하자 2차전지의 성장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차전지 수출액은 6억8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가 배터리 구매를 미루고 재고 수준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주력 제품인 양극재도 부진하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양극재 수출량(잠정)은 전월 대비 24.7% 줄어든 1만8000t으로 추정된다. 연중 최저 수준이다.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6% 줄어든 371억원이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46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판매 전략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어 2차전지 소재 수요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무거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탈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주력 사업인 양극재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양극재 판가가 떨어졌고, 양극재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그러면서 "주가가 급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포스코퓨처엠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경쟁사에 비해 높다"며 "시장에서 포스코 그룹의 2차전지 소재 수직계열화 관련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로 부여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포스코 그룹은 리튬 염호와 광산 등을 보유한 포스코홀딩스를 주축으로 2차전지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전구체 및 양극재를 생산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 후 대부분의 증권사는 목표가를 낮췄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44만3684원이다. 가장 낮은 목표가를 발표한 곳은 35만원을 제시한 삼성증권이다. 메리츠증권도 39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두 증권사는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유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