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개된 U+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는 한 입만 먹어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남지현은 극 중 하나뿐인 동생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소녀 가장 최수영 역을 맡았다. 개성 강한 캐릭터의 향연 속 남지현의 새 얼굴이 돋보인다. 남지현은 순해 보이는 얼굴 뒤에 어두운 면모를 지닌 수영으로 완벽 변신해 이제껏 보여준 적 없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동생의 상처를 비웃는 직장 동료의 뺨을 주저 없이 내리치는가 하면 동생을 모욕하는 원주(장영남 분)의 목을 조르는 등 인물의 거친 이면을 생생하게 그리며 숨 쉴 틈 없는 전개를 이끌어 나갔다.
특히 에피소드 6-7에서는 민영이 혼수상태에 빠지자 복수를 위해 칼을 들고 학교에 찾아가 "신고를 왜 해? 내가 죽여야 되는데"라며 가차없이 칼을 휘두르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정의를 지키는 올곧은 캐릭터들을 주로 선보여왔던 남지현이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을 쫓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남지현은 노련한 완급조절을 통해 보다 다층적인 인물을 탄생시켰다. 감정을 폭발시킬 뿐만 아니라 절제하기도 하며 어딘지 살짝 삐뚤어진 캐릭터를 표현해 캐릭터의 입체감을 살린 것이다. 동생을 볼 때의 따뜻한 눈빛과 달리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빛과 무미건조한 말투는 동생 외의 타인에게는 무감한 모습을 비추며 세상을 향한 그의 태도를 짐작케 했다. 더불어, 표정 하나 없는 메마른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분위기가 수영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처럼 남지현은 그간 쌓아온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결의 인물까지 소화, 또 한번 캐릭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난생 처음 보는 얼굴로 어딘가 살아있을 것 같은 인물을 만들어 낸 남지현의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은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개인의 욕망에 점점 매몰되어가는 인물의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낼 남지현의 활약에 기대가 모이는 바, 하이쿠키의 직원이 된 수영이 학생으로 위장해 잠입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은 만큼 앞으로의 전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공개 이후 입소문을 제대로 탄 '하이쿠키'는 최근 넷플릭스 비오리지널 시리즈 1위, OTT 통합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 제공하는 오늘의 콘텐츠 통합 랭킹 1위를 2주 연속 유지하는 저력을 보이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이쿠키'는 매주 월,화,수,목 주 4회 0시 U+모바일tv를 통해 공개되며 이후 매주 목요일 넷플릭스에서 4편의 에피소드를 만나 볼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