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11월 대규모 할인 행사로 맞붙는다. 양사 모두 백화점 마트 등 주요 계열사를 총동원해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통 라이벌’ 간 자존심 싸움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롯데 vs 신세계 '11월 유통대전'
롯데는 다음달 2~12일 유통 계열사 11곳이 참여하는 ‘롯데 레드페스티벌’을 연다고 30일 발표했다. 상·하반기 각 한 차례 여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처음 개최한 ‘롯키데이’의 이름을 바꾼 이벤트다.

롯데백화점 마트 슈퍼 등 유통군 계열사에 롯데GRS와 롯데시네마 등 비(非)유통군 계열사도 합세했다. 참여 계열사 수는 역대 최다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2~8일 삼겹살과 킹크랩을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50% 할인해준다. 롯데백화점은 11대 인기 뷰티 상품을 최대 20% 싸게 팔고 롯데아울렛은 500여 개 브랜드 상품을 최대 20% 추가 할인해준다.

신세계도 같은 날 그룹 최대 규모 할인전인 ‘쓱데이’ 일정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올해 쓱데이는 다음달 13~19일 열린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전 계열사를 총출동시켰다. 총 20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쓱데이 역시 할인 대상 품목이 먹거리부터 가전까지 다양하다. 이마트는 삼겹살 등 식품류를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쓱데이 전용 가전을 특별가에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용 금액의 최대 50%를 리워드로 주는 추첨 행사를 한다.

다음달 할인대전이 양대 유통그룹 간 자존심 싸움으로 커진 배경엔 11월을 보는 유통업계의 달라진 인식이 있다. 과거 유통업계에서 11월은 대표적인 ‘쇼핑 비수기’로 여겨졌다. 전통적 성수기인 추석 연휴와 연말 사이에 낀 데다 특별한 휴일도 없어서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24일)와 중국 광군제(11일) 기간에 초특가 상품 직구가 이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직구족’을 사로잡기 위해 11월 연중 최대 할인전을 여는 것이 보편화했다. ‘십일절’이란 이름으로 2008년 국내 e커머스업계 최초로 11월에 연중 최대 할인전을 연 11번가가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자의 지갑이 얼어붙으며 양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2년 만에 진행하는 쓱데이인 만큼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년여에 걸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우경 롯데 유통군 마케팅혁신본부장은 “참여 계열사를 지속해서 늘리고 다양한 혜택을 개발해 레드페스티벌을 롯데 유통군을 대표하는 통합 마케팅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