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중동붐 시동 尹…사우디·카타르와 '탈석유' 핵심 파트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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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21조·카타르 6조 계약·MOU…LNG 운반선 17척 5조 계약
운전대 잡은 빈 살만 '파격 대우'…사우디 방산협력 논의 막바지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4박 6일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우디 3박4일, 카타르에서 1박2일의 일정으로 한국 대통령이 두 국가를 국빈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건설 등 전통 분야 협력을 넘어 탈탄소, 친환경 건설, 청정에너지 등 '포스트 오일'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여기에 방위 산업까지 진출함으로써 중동에서 신(新)시장을 개척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원유 수출입을 중심으로 이뤄진 '중동 1.0' 관계를 이른바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토대로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는 사우디·카타르와 한국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 두 나라서 27조원 계약·MOU…대통령실 "취임 이후 중동서 107조원"
윤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에서는 약 156억 달러(한화 21조1천억원), 카타르에서는 약 46억 달러(6조2천억원) 규모의 계약 및 MOU 가 체결됐다.
이를 합치면 총 202억 달러(27조3천억원) 규모다.
체결된 계약 및 MOU를 숫자로 따지면 사우디 51건·카타르 12건을 합쳐 총 63건이다.
지난해 사우디와 체결한 290억 달러(39조2천억원) 규모의 MOU 및 계약,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40조5천억원) 투자 약속까지 합치면 총 792억 달러(106조9천억원) 규모로 불어난다.
현지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는 "중동 '빅3'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에 792억 달러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졌다"(최상목 경제수석), "취임 이후 100조원의 운동장이 중동에서 만들어졌다"(김은혜 홍보수석) 등의 평가를 내놨다.
특히 신산업 분야로의 확대가 이뤄졌다.
사우디와의 MOU에 블루암모니아 생산부터 디지털·의료·로봇·스마트팜·관광·뷰티 산업에서 협력이 포함된 것이다.
여기에 기존 협력의 성과물도 나왔다.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아람코 간 530만배럴 규모의 원유공동비축계약,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약 4억 달러를 합작 투자한 CKD(반조립제품) 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 등이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카타르에너지와 39억 달러(5조2천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자 HD현대중공업 차원에선 6개월 분량의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 기업의 점유율도 기존 74%에서 81%로 증가한다.
◇ 사우디 '방산 잭팟' 터뜨리나…방산 신시장 진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24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는 양국이 건설·국방·방산·에너지·문화·관광 등 전 분야에 가까운 범위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에 채택된 역대 두 번째 공동성명으로 조항은 총 44개로 구성됐다.
특히 국방·방산·대테러 협력을 강화키로 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그 규모와 액수도 상당히 크다고 알려졌다.
사우디로부터 '방산 잭팟'을 터뜨린다면 우리 방산 수출 시장의 외연이 중동 지역으로 크게 확장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사우디에 민감한 국제 현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예멘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대응에 대한 내용도 들어갔다.
양측은 이·팔 사태에 대해서는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역내 안보 문제를 성명에 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 대한 신뢰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양측은 이외에도 ▲ 서울-리야드, 남양주-타이프 등 지방 도시 간 교류 협력 확대 ▲ 대학교 등 교육 협력 강화 등 문화·관광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최근 주요 방산 수입국 중 하나로 부상한 카타르와 방산정보 교환 및 공동위원회 설립에 합의하는 '방산·군수 협력' MOU를 체결한 점도 주목된다.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인 카타르와 중장기 방산 협력을 통해 향후 구체적 방산 수출의 성과로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운전대 잡은 빈살만, 尹 파격 대우…한-사우디 밀착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깜짝 방문'해 윤 대통령을 승용차 옆자리에 태우고 15분간 직접 운전하던 장면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비공식 세계 최고 부자',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 등 별명을 가진 빈 살만 왕세자가 운전대를 잡은 모습 자체가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를 개인 공간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처음 공개하며, 극진 예우했던 것에 대한 화답으로도 해석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함께 이동하던 중 "다음에 오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에너지원 다각화, 제조업 육성 등 산업 다변화로 경제 구조 틀을 바꾸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현대차 공장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이도운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사우디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의전적으로 많은 예우를 했다"며 "공식 환영식에서 사열대에 두 정상과 함께 서고 양국 정상 뒤에서 함께 이동했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한 윤 대통령은 회담·오찬 등 국빈 일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 한-사우디 투자포럼 ▲ 한-사우디 미래기술파트너십 포럼 ▲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 일정에 할애했다.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세일즈하는 데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운전대 잡은 빈 살만 '파격 대우'…사우디 방산협력 논의 막바지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4박 6일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사우디 3박4일, 카타르에서 1박2일의 일정으로 한국 대통령이 두 국가를 국빈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건설 등 전통 분야 협력을 넘어 탈탄소, 친환경 건설, 청정에너지 등 '포스트 오일'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여기에 방위 산업까지 진출함으로써 중동에서 신(新)시장을 개척해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원유 수출입을 중심으로 이뤄진 '중동 1.0' 관계를 이른바 탈탄소 기반의 '중동 2.0'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토대로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는 사우디·카타르와 한국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 두 나라서 27조원 계약·MOU…대통령실 "취임 이후 중동서 107조원"
윤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에서는 약 156억 달러(한화 21조1천억원), 카타르에서는 약 46억 달러(6조2천억원) 규모의 계약 및 MOU 가 체결됐다.
이를 합치면 총 202억 달러(27조3천억원) 규모다.
체결된 계약 및 MOU를 숫자로 따지면 사우디 51건·카타르 12건을 합쳐 총 63건이다.
지난해 사우디와 체결한 290억 달러(39조2천억원) 규모의 MOU 및 계약,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40조5천억원) 투자 약속까지 합치면 총 792억 달러(106조9천억원) 규모로 불어난다.
현지 대통령실 브리핑에서는 "중동 '빅3'에 진출하려는 우리 기업에 792억 달러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졌다"(최상목 경제수석), "취임 이후 100조원의 운동장이 중동에서 만들어졌다"(김은혜 홍보수석) 등의 평가를 내놨다.
특히 신산업 분야로의 확대가 이뤄졌다.
사우디와의 MOU에 블루암모니아 생산부터 디지털·의료·로봇·스마트팜·관광·뷰티 산업에서 협력이 포함된 것이다.
여기에 기존 협력의 성과물도 나왔다.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아람코 간 530만배럴 규모의 원유공동비축계약, 현대자동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약 4억 달러를 합작 투자한 CKD(반조립제품) 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 등이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카타르에너지와 39억 달러(5조2천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으로는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자 HD현대중공업 차원에선 6개월 분량의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 기업의 점유율도 기존 74%에서 81%로 증가한다.
◇ 사우디 '방산 잭팟' 터뜨리나…방산 신시장 진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24일 채택한 공동성명에서는 양국이 건설·국방·방산·에너지·문화·관광 등 전 분야에 가까운 범위로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에 채택된 역대 두 번째 공동성명으로 조항은 총 44개로 구성됐다.
특히 국방·방산·대테러 협력을 강화키로 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그 규모와 액수도 상당히 크다고 알려졌다.
사우디로부터 '방산 잭팟'을 터뜨린다면 우리 방산 수출 시장의 외연이 중동 지역으로 크게 확장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사우디에 민감한 국제 현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예멘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대응에 대한 내용도 들어갔다.
양측은 이·팔 사태에 대해서는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 사회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우디가 역내 안보 문제를 성명에 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한국에 대한 신뢰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양측은 이외에도 ▲ 서울-리야드, 남양주-타이프 등 지방 도시 간 교류 협력 확대 ▲ 대학교 등 교육 협력 강화 등 문화·관광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최근 주요 방산 수입국 중 하나로 부상한 카타르와 방산정보 교환 및 공동위원회 설립에 합의하는 '방산·군수 협력' MOU를 체결한 점도 주목된다.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인 카타르와 중장기 방산 협력을 통해 향후 구체적 방산 수출의 성과로 이어지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운전대 잡은 빈살만, 尹 파격 대우…한-사우디 밀착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깜짝 방문'해 윤 대통령을 승용차 옆자리에 태우고 15분간 직접 운전하던 장면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비공식 세계 최고 부자',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 등 별명을 가진 빈 살만 왕세자가 운전대를 잡은 모습 자체가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를 개인 공간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처음 공개하며, 극진 예우했던 것에 대한 화답으로도 해석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함께 이동하던 중 "다음에 오면 사우디에서 생산한 현대 전기차를 함께 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에너지원 다각화, 제조업 육성 등 산업 다변화로 경제 구조 틀을 바꾸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현대차 공장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이도운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사우디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도 의전적으로 많은 예우를 했다"며 "공식 환영식에서 사열대에 두 정상과 함께 서고 양국 정상 뒤에서 함께 이동했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한 윤 대통령은 회담·오찬 등 국빈 일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 한-사우디 투자포럼 ▲ 한-사우디 미래기술파트너십 포럼 ▲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 등 경제 일정에 할애했다.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세일즈하는 데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