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테트리스] 킹크랩 반값 열풍…원산지 러시아선 오픈런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방 제재 등으로 가격 하락…러시아 내 반응은 크지 않아
게 즐겨 먹지 않는 문화에 식당 가격은 그대로 한국에서 '반값' 러시아산 킹크랩이 열풍이 불고 있다.
고급 식재료의 대명사 중 하나인 킹크랩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산지 러시아에서도 한국처럼 킹크랩 가격이 하락해 화제가 되고 소비가 늘었을까.
모스크바 지역 수산물 판매 사이트인 '마이시푸드'를 보면, '캄차카 게'(레드 킹크랩)는 1㎏당 2천900루블(약 4만1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1㎏당 3천500루블(약 4만9천원)에서 할인한 가격이라고 안내하지만, 파격적인 할인 폭은 아니다.
러시아 'BFM' 라디오는 지난 7월 러시아 내 게 평균 도매가격이 1㎏당 30∼35달러(약 4만∼4만7천원)라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와 비교해 킹크랩 가격이 내려간 것은 맞다.
한국에서 '반값'이라며 판매되는 가격보다 더 싸다.
이마트는 지난 20∼21일 러시아산 레드킹크랩을 100g당 5천원대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지난달 100g당 평균 판매가가 1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반값' 행사나 다름없어 행사 10분 만에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한국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킹크랩은 1㎏당 12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다가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7만원대로 내려갔다.
러시아산 킹크랩의 경우 1㎏당 최저 6만원에 파는 곳도 있다.
몸값 비싸기로 유명한 러시아산 킹크랩의 가격이 내려간 것은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 영향이다.
일단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서방이 제재로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을 줄이면서 재고가 쌓이는 바람에 킹크랩 가격이 내려갔다.
또 중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최대 명절인 '중추절' 킹크랩 수요가 급감, 중국으로 갈 물량의 상당수가 한국에 몰린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에서 서방 제재로 인한 킹크랩 가격 하락 문제는 이미 지난달 제기된 바 있다.
러시아 최대 어업 업체 '안테이'의 이반 미크노프 대표는 지난달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서방의 제재로 수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킹크랩의 도매가가 1㎏당 2천∼2천200루블(2만8천∼3만1천원)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미크노프 대표는 당시 포럼에서 "최근 수년간 러시아가 잡은 게의 50% 이상이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됐지만, 올해는 북미 시장 폐쇄로 어획량의 대부분이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러시아 내 킹크랩 소비량에 큰 변화가 있다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킹크랩 가격 하락을 체감하는 소비자가 적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수산기업협회 전무는 '틴코프 저널' 기고문에서 "러시아는 세계 게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국내 소비는 1% 미만에 불과한 역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킹크랩의 비싼 가격을 부담할 수 있는 인구 비율이 낮고, 게를 즐겨 먹는 러시아인 수 자체도 적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새해를 제외하고 게를 찾아서 먹는 러시아인은 많지 않다.
러시아 식당 체인점 '미트 앤드 피시' 창립자인 세르게이 미로노프는 "러시아에서 게 소비문화가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인에게 게는 여전히 비싼 음식"이라고 BFM에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에서 게 소비는 대부분 고급 식당에서 이뤄지는데, 이런 식당들이 가격을 내려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내 게 가격 하락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모스크바 시내 고급 식당에서는 킹크랩을 100g당 890루블에 팔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마이시푸드' 판매 가격(1㎏당 2천900루블)보다 3배 비싸다.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러시아산 킹크랩의 가격 변화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몇몇 모스크바 킹크랩 레스토랑 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보니 "캄차카 게의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다", "가격은 그대로다.
하지만 새해가 다가오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탈리 코르네프 러시아 수산기업협회장은 "뚝 떨어진 게 가격은 캄차카 등 게 어획이 이뤄지는 장소 인근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캄차카와 가깝고 모스크바보다 수산물이 풍부한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의 수산물 판매 사이트 '푸디'에서는 킹크랩을 1㎏당 2천∼2천200루블(2만8천∼3만1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 즐겨 먹지 않는 문화에 식당 가격은 그대로 한국에서 '반값' 러시아산 킹크랩이 열풍이 불고 있다.
고급 식재료의 대명사 중 하나인 킹크랩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산지 러시아에서도 한국처럼 킹크랩 가격이 하락해 화제가 되고 소비가 늘었을까.
모스크바 지역 수산물 판매 사이트인 '마이시푸드'를 보면, '캄차카 게'(레드 킹크랩)는 1㎏당 2천900루블(약 4만1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1㎏당 3천500루블(약 4만9천원)에서 할인한 가격이라고 안내하지만, 파격적인 할인 폭은 아니다.
러시아 'BFM' 라디오는 지난 7월 러시아 내 게 평균 도매가격이 1㎏당 30∼35달러(약 4만∼4만7천원)라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와 비교해 킹크랩 가격이 내려간 것은 맞다.
한국에서 '반값'이라며 판매되는 가격보다 더 싸다.
이마트는 지난 20∼21일 러시아산 레드킹크랩을 100g당 5천원대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지난달 100g당 평균 판매가가 1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반값' 행사나 다름없어 행사 10분 만에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한국 수산물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킹크랩은 1㎏당 12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다가 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7만원대로 내려갔다.
러시아산 킹크랩의 경우 1㎏당 최저 6만원에 파는 곳도 있다.
몸값 비싸기로 유명한 러시아산 킹크랩의 가격이 내려간 것은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 영향이다.
일단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서방이 제재로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을 줄이면서 재고가 쌓이는 바람에 킹크랩 가격이 내려갔다.
또 중국이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최대 명절인 '중추절' 킹크랩 수요가 급감, 중국으로 갈 물량의 상당수가 한국에 몰린 것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에서 서방 제재로 인한 킹크랩 가격 하락 문제는 이미 지난달 제기된 바 있다.
러시아 최대 어업 업체 '안테이'의 이반 미크노프 대표는 지난달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서방의 제재로 수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킹크랩의 도매가가 1㎏당 2천∼2천200루블(2만8천∼3만1천원)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미크노프 대표는 당시 포럼에서 "최근 수년간 러시아가 잡은 게의 50% 이상이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됐지만, 올해는 북미 시장 폐쇄로 어획량의 대부분이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러시아 내 킹크랩 소비량에 큰 변화가 있다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킹크랩 가격 하락을 체감하는 소비자가 적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수산기업협회 전무는 '틴코프 저널' 기고문에서 "러시아는 세계 게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국내 소비는 1% 미만에 불과한 역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킹크랩의 비싼 가격을 부담할 수 있는 인구 비율이 낮고, 게를 즐겨 먹는 러시아인 수 자체도 적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새해를 제외하고 게를 찾아서 먹는 러시아인은 많지 않다.
러시아 식당 체인점 '미트 앤드 피시' 창립자인 세르게이 미로노프는 "러시아에서 게 소비문화가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인에게 게는 여전히 비싼 음식"이라고 BFM에 말했다.
게다가 러시아에서 게 소비는 대부분 고급 식당에서 이뤄지는데, 이런 식당들이 가격을 내려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내 게 가격 하락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모스크바 시내 고급 식당에서는 킹크랩을 100g당 890루블에 팔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마이시푸드' 판매 가격(1㎏당 2천900루블)보다 3배 비싸다.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러시아산 킹크랩의 가격 변화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몇몇 모스크바 킹크랩 레스토랑 관계자들에게 문의해 보니 "캄차카 게의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다", "가격은 그대로다.
하지만 새해가 다가오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비탈리 코르네프 러시아 수산기업협회장은 "뚝 떨어진 게 가격은 캄차카 등 게 어획이 이뤄지는 장소 인근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캄차카와 가깝고 모스크바보다 수산물이 풍부한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의 수산물 판매 사이트 '푸디'에서는 킹크랩을 1㎏당 2천∼2천200루블(2만8천∼3만1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