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제한·안전 보장·하마스 비개입 3개 요건 충족돼야트럭 20대 분량 첫 구호품 진입 상황에 따라 확대 판가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유혈 분쟁 중인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출발하는 구호물자 진입을 허용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가자지구로 향하는 '생명길'이 언제 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현지시간) 현재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 앞에는 이미 세계 각국과 국제단체에서 답지한 구호물자가 트럭 150여대 분량 대기하고 있지만, 실제 전달은 여러 변수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집트를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 공급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전화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귀국길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1차로 트럭 20대를 통과시키는 데에 이집트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모두 통로 개방에 뜻을 모은 만큼 당장이라도 트럭이 오갈 수 있을 듯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양쪽을 오가는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바닥에 뚫린 구덩이를 메우는 게 우선이다. 이 작업에만 이날 약 8시간 소요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내다봤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구호품은 아마 목요일(19일) 늦은 시간이나 금요일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집트 국영 일간 알아흐람은 보도했다. 금주 내로 인도주의적 지원 물자가 반입되기 시작하더라도 라파 국경이 계속 열릴지는 미지수다. 먼저 이스라엘이 통로 개방을 허용하면서 내건 조건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는 오직 식량과 물, 의약품만 들어갈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 또한 민간인들에 대한 지원이 지속하기 위한 조건으로 "해당 보급품이 하마스의 손에 들어가지 않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조건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통로를 다시 폐쇄할 수 있다는 태세다. 특히 이번 합의의 중재역을 한 바이든 대통령 역시 "하마스가 지원을 전용하거나 훔친다면, 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복지에 관심이 없음을 재차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점에서 구호물자를 얼마나 엄중히 관리하느냐가 지속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 입장에서도 국경 통로와 관련해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우선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보복에 나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 국경을 4차례나 폭격하면서 이집트 측에서도 부상자 발생 등 피해를 봤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집트는 지속 가능한 통로 개방의 선결 조건으로 "구호물자 수송대의 안전한 통행" 등 '안전 보장'을 내세우고 있다. 더군다나 이집트는 라파 국경을 통해 팔레스타인 난민이 대거 자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만큼 구호품 전달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사메 슈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알아라비야 방송 인터뷰에서 "구호품은 유엔 감독하에 통과될 것"이라면서 외국인 및 이중국적자의 이집트 입국 허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국경이 제대로 작동하고 시설이 수리된다면"이라고만 답했다. /연합뉴스
中 수입상들이 운영…"신의주→단둥 북한산 물품 반입 안 돼 구색 못 맞춰"관람객 적어 한산…신의주∼단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에도 민간교역은 '아직' 북한이 코로나19 발생으로 단행한 국경 봉쇄 이후 3년 8개월 만에 북중 최대 교역거점인 중국 단둥에서 열린 국제무역박람회에 참가했다. 그러나 전시관 규모가 작고 판매 상품도 적어 작년 1월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운행 재개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중간 본격적인 민간 교역은 이뤄지지 않는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9일 단둥 궈먼완 호시무역구에서 개막한 제1회 단둥 국제무역박람회 주 전시장 한 가운데 마련된 북한 전시관은 70여㎡ 남짓한 규모에 두 개 부스로 구성돼 있었다. 이 중 기자가 방문한 한 부스는 오동나무로 만든 북한의 전통 기구와 북한의 화가들이 그림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었고, 또 다른 부스 진열대에는 과자와 화장품, 인삼 가공품, 맥주를 비롯한 술 등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이 부스 운영은 북한 상품을 수입하는 중국 업체들이 맡고 있었으며 북한인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구와 그림을 판매하는 부스에서는 한복을 차려입은 중년 여성 3명이 손님을 맞이했으나 이들은 단둥에서 북한 가구를 수입, 판매하는 업체 소속이었다. 한 여성은 2천 위안(약 37만원) 안팎의 가격이 책정된 가구에 대해 "모두 북한에서 들여온 물품"이라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작한 수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직 신의주에서 직접 단둥으로 물품을 들여올 수 없다"며 "남포에서 산둥 룽커우항으로 해상 운송한 뒤 단둥으로 들여오기 때문에 운송비가 많이 들어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설명했다. 일용품 부스 직원들도 "신의주에서는 아직 일반 물품을 들여올 수 없다"며 "전시한 물건은 모두 북한 나선에서 훈춘 통상구를 통해 들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화물트럭 운행이 재개되면서 나선에서 훈춘으로 북한 물품을 반입하는 데는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단둥과 신의주 사이 북중 화물열차 운행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2020년 1월 국경 봉쇄와 함께 중단됐다가 작년 1월 재개됐지만, 식량과 식용유 등 생필품과 건축 자재 등 북한 당국 차원의 교역만 이뤄질 뿐 민간 교역은 여전히 재개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판매 물품 수가 적어 보인다고 하자 한 직원은 "뒤늦게 참가하라는 연락을 받아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며 "온라인으로 접속하면 더 다양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북한산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는 QR 코드를 안내했다. 주 전시관 중심에 차려졌지만, 물품이 많지 않은 탓에 북한 전시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종일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따금 호기심에 들렀던 관람객들도 진열대를 한 차례 둘러보고는 구매하지 않고 이내 발길을 돌리곤 했다. 단둥의 한 대북 무역상은 "이번 박람회는 코로나19 발생과 북중 국경 봉쇄로 침체한 궈먼안 호시 무역구의 활로 모색을 위해 마련한 이벤트"라며 "신의주∼단둥 간 일반 교역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주최 측 체면치레를 위해 부스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시무역구란 중국과 접경 국가 주민 간 소규모 무역 활성화를 위해 국경을 자유롭게 오가며 교역하도록 일정 금액 이내 물품을 면세로 거래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곳이다. 2015년 저장성 상인들이 개발해 문을 연 궈먼안 호시무역구는 북중 변경 지역 가운데 최대 규모로 1천여 업체가 입점했으나, 북중 국경 봉쇄와 코로나19 방역 봉쇄로 지난 3년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큰 타격을 받았다. 랴오닝성 소속 천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은 작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궈먼완 호시무역구 폐쇄로 입점 업체들과 창고 운영자들이 5억 위안(약 926억원)의 경제 손실을 봤고, 주변 1천여 상가도 타격을 받아 단둥의 경제 손실이 10억 위안(약 1천85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궈먼안 호시무역구는 북한에만 의존하는 운영 방식으로는 어렵다고 판단, 교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호시 무역 대상을 한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 동북아시아 4개국들로 넓혀 동북 교역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제상회가 주관해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도 한국과 일본, 러시아, 몽골 업체들을 초청해 전시관을 운영토록 했다. 북중 전체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시도 북한에 대한 교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들 4개국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 판매하는 완제품에 대해 면세 혜택을 주는 '도착지 가공 시범구역'을 운영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중국에서 간첩 혐의 등으로 붙잡힌 일본 대형 제약회사 직원이 중국 당국에 의해 '정식 체포'됐다. 중국 형사소송법 체계상 체포는 한국의 '구속' 개념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9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3월 베이징에서 구속된 50대 일본 남성이 이달 중순 체포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쓰노 장관은 "정부는 국민 보호 관점에서 영사 면회와 가족 연락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 측에는 다양한 레벨과 기회를 통해 조기 석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제약회사인 아스텔라스에 다니던 이 남성은 중국 형법과 방첩법을 위반한 혐의로 귀국 직전에 '약식 체포'됐고, 이후 베이징 수용시설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달 이 남성의 정식 체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임시 구속에 해당하는 '형사 구류'를 했다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 교도통신은 "남성의 구속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일 관계 안정화가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