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연 4.6% 금리 정기예금 상품이 8개월 만에 다시 등장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반년만 맡겨도 최고 금리를 제공하거나 1년 만기 상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1금융권의 금리가 오르는 데다 이달 정기예금의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등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연 4.6%' 다시 나왔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24%로 집계됐다. 지난달(연 4.16%)보다 0.08%포인트 오른 수치다. 저축은행 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7월 연 4%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4.6%로 나타났다. 최고 금리가 연 4.6%를 기록한 것은 2월 이후 처음이다. CK·동양·머스트삼일저축은행에서 연 4.6%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동양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일 때도 1년 만기 때와 같은 금리(연 4.6%)를 적용한다. HB저축은행은 6개월 예치할 때 연 4.6%를 제시해 1년 만기(연 4.55%)보다 더 높은 금리를 준다. 일반적으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때 금리가 가장 높은 상황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이 내놓은 정기예금 중 연 4.5% 이상인 상품은 61개에 달했다. 한 달 전(34개)과 비교했을 때 두 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저축은행이 금리 경쟁에 나선 것은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이 대거 몰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저축은행 금리도 급등했다. 당시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5.4%로 한 달 전(연 3.86%)에 비해 1.54%포인트 올랐다. 금리가 오르자 저축은행에 예금 수요가 쏠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 역시 연 4%대 상품을 내놓고 있어 금리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한꺼번에 예금이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 재예치를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