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철 아미코젠 회장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사무소에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서범세 기자
신용철 아미코젠 회장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사무소에서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서범세 기자
싸이티바 머크 서모피셔 등 글로벌 기업에 전량 의존하던 바이오의약품 소재인 레진과 배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아미코젠이 내년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가성비’를 내세워 수년 내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다. 특수효소 건강기능식품 등의 캐시카우도 순항 중이어서 올해 연매출이 30~4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초 레진·배지 양산 시작

신용철 아미코젠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말 전남 여수 레진 공장과 인천 송도 배지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 초부터 다수 국내외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분말배지 10만L, 액상배지 416만L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레진 공장에선 1만L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에서 배지와 레진을 국산화한 건 아미코젠이 처음이다. 배지와 레진은 바이오의약품의 핵심 소재지만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아미코젠은 이들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 미국 아티아바이오와 스웨덴 바이오웍스로부터 각각 배지, 정제용 레진 기술을 도입했다. 이후 유전자 기술을 활용한 독자 개발을 통해 글로벌 상위 업체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품질을 확보했다.

신 회장은 “아미코젠이 자체 개발한 정제용 레진은 물리적 강도가 우수하고 다공성이 발달했다”며 “배지 역시 경쟁사 대비 제품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기업들과 배지 및 레진 공급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신사업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오면 꾸준히 성장하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제약용 특수효소 사업도 ‘순항’

아미코젠은 기존 사업인 제약용 특수효소 분야에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유전자 진화기술을 바탕으로 세파계 항생제 원료(7-ACA) 제조에 필요한 효소(CX효소)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7-ACA의 직접 발효 생산기술인 DX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세파계뿐만 아니라 페니실린계 항생제 중간체 합성효소 및 균주까지 다각화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효소 공정을 도입하고 있는 중국에서 CX효소가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라며 “인도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효소 기술을 확장해 다양한 친환경 헬스케어 소재를 개발하고, 이 소재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승인도 받았다. 특수효소와 건강기능식품 소재,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등이 골고루 성장하면서 아미코젠의 실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매출은 2019년 1152억원, 2020년 1159억원, 2021년 1249억원에서 지난해 1443억원으로 늘었다.

본궤도 오른 중국 사업

자회사인 아미코젠차이나도 아미코젠의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 회사는 동물 및 인체용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레진, 특수효소 개발 및 판매 사업을 한다. 신 회장은 “아미코젠차이나는 지난 5년간 연평균 16% 성장했다”며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성장한 매출과 10%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효소와 배지·레진 등 바이오의약품 소재를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사업, 건기식 소재 사업, 화장품 등 헬스케어 사업의 조화를 이루겠다”며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