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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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주에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한다. 500명 이상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주 후반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확대 방식, 연도별 확대 일정 등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정원 확대는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25년도 대학 입시부터 적용된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줄곧 3058명으로 묶여 있다. 정부는 2020년 9월 의정합의 결과에 따라 지난 1월부터 14차례에 걸쳐 대한의사협회와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하며 의대 정원 확대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 8월에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에 한국소비자연맹,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의사인력 전문위원회를 꾸려 논의해왔다.

그동안 증원 규모로는 2000년 의약분업으로 줄어들었던 351명(10%)을 다시 늘리는 방안, 정원이 적은 국립대를 중심으로 521명을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여론이 거세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 방안보다 정원을 더욱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의사 수 확충은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고 있다”며 “의대 설립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 정책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수 OECD의 절반…"더는 동결 안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서는 것은 국내 의료 여건상 더 이상 정원을 동결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찬성 여론도 높기 때문이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현재 국내 의대 졸업자는 인구 10만 명당 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6명의 56% 수준이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1000명씩 늘리면 2035년에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88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해도 2035년 OECD 국가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4.5명 전망)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의대 정원을 이대로 동결할 경우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로 의사 수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 6월 개최한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50년 기준 2만2000명 이상의 의사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여론도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공개한 ‘대국민 의료현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03명을 대상으로 의대 정원을 얼마나 늘려야 하느냐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24%가 ‘1000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