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2조5000억원 규모 루마니아 원전 보수 사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한수원, 2.5조 루마니아 원전 설비개선사업 수주 눈앞
한수원은 12일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에서 캐나다 캔두에너지, 이탈리아 안살도뉴클리어와 함께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개선 사업 공동 수행을 위한 컨소시엄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체르나보다 1호기 운영 허가가 2026년 만료됨에 따라 30년 추가 운전을 위해 오래된 압력관 등 설비를 대규모로 개선하는 공사를 맡는다. 인프라 건설까지 포함해 사업비는 총 2조5000억원 규모다. 사업 참여 비율은 논의 중이지만 한수원 몫은 40%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 계약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2029년 8월까지다.

한수원은 이번 컨소시엄 협약으로 원전 관련 수출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은 “한국의 원전산업계가 대규모 설비개선 시장에서도 주요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한수원과 함께 국내 원자력 중견·중소기업도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전산업 생태계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6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는 2026년 말 1차 운영허가 만료를 앞두고 30년 추가 운전을 위해 터빈·발전기 구성품 교체 등에 나선다. 이번 컨소시엄에서 캔두에너지와 안살도뉴클리어는 각각 원자로·터빈발전기 계통의 설계와 기자재 구매를 담당하고, 한수원은 전체 시공과 방사성폐기물 보관시설 등 인프라 건설을 담당할 예정이다.

캔두에너지와 안살도뉴클리어가 기존에 원자로 계통 설계 등을 맡았던 것과 달리 한수원은 이전까지 체르나보다 1호기 설계·보수에 참여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컨소시엄에 한수원이 참여하게 된 건 그만큼 역량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한수원은 해당 원전과 동일한 노형(CANDU-6)인 월성 1~4호기를 건설했고, 2009년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 당시 직접 사업과 시공관리를 담당하며 세계 최단기간(27개월)에 사업을 완료한 경험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수원은 지난 6월 2600억원 규모의 체르나보다 1호기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 수주에 성공하는 등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