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채무가 처음 1100조원을 넘어섰다. 나라살림 적자는 66조원으로 정부의 연간 전망치를 웃돌았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110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를 웃돌면서 한 달 전보다 12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76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중앙정부 채무가 1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1000조원 돌파 이후 4개월 만이다. 정부의 올해 말 전망치(1101조7000억원)도 넘어섰다. 다만 정부는 향후 국고채 상환 일정 등을 고려하면 연말 중앙정부 채무는 전망치에 수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39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조2000억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이 241조6000억원으로 47조6000억원 줄었다. 소득세(-13조9000억원), 법인세(-20조2000억원), 부가가치세(-6조4000억원) 등의 수입이 줄어든 결과다.

세외수입은 한국은행의 잉여금 감소 등에 따라 2조8000억원 줄어든 19조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기금 수입은 133조5000억원으로 6조2000억원 늘었다. 보험료 수입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정부의 총지출은 42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조5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대응 사업 축소, 지방교부세·교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예산 지출이 16조9000억원 감소했다. 기금 지출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36조원 감소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8월 말 기준 31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한 달 전보다 1조9000억원 개선되면서 정부가 예상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2.95%)이 3% 밑으로 내려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