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살을 계기로 고액 헌금 등 논란의 중심에 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명령을 청구할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과 NHK방송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종교법인법에 의한 질문권 행사와 피해자 증언 수집 결과 가정연합의 고액 헌금 등 문제가 해산명령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일본 정부, 통일교 해산명령 청구 요건 충족 판단"
이에 따라 소관 부처인 문화청은 오는 12일 종교법인 심의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밟은 뒤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해산명령 청구를 제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종교법인법의 '법령을 위반해 현전하게 공공의 복지를 해친 것으로 명백히 인정되는 행위' 조항에 따라 해상명령 청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정연합은 특정한 물건을 사면 악령을 제거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믿게 해서 평범한 물건을 고액에 판매하는 이른바 '영감상법'(靈感商法)과 고액 헌금 등으로 일본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한 당국자는 "조사 결과 해산명령 청구 요건인 조직성, 악질성, 계속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갖춰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NHK에 말했다.

문화청은 작년 11월 이후 7회에 걸친 질문권 행사로 조직 운영과 재산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고액 헌금 등 실태도 조사해왔다.

해산명령이 청구되면 재판소는 일본 정부와 교단 양측으로부터 의견을 듣고서 최종 판단을 하게 된다.

해산명령이 확정될 경우 종교상 행위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교단은 종교법인격을 상실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과거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해산명령이 확정된 종교법인은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 등 2개 단체가 있다.

다만 과거 해산명령이 확정된 2개 단체는 교단 간부가 형사 사건에 연루된 경우로 민법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한 사례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가정연합측은 교단의 활동은 해산 명령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