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북촌에 가족·연인 삼삼오오…명동 거리는 외국인 '쇼핑천국'
황금연휴 나들이객이 점령한 서울…외국 관광객도 북적
취타대의 우렁찬 연주와 함께 경복궁 수문장의 교대 의식이 시작되자 관광객들은 연신 셔터를 누르며 추억을 사진에 담았다.

외국인 단체관광객은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한 아버지는 군중 속에서 아이를 번쩍 들어 올려 함께 교대식을 감상했다.

추석 연휴 사흘째인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은 이른 시간부터 나들이에 나선 시민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궁 옆 삼청로 2차로는 일찌감치 자리가 동난 경복궁 주차장에 들어가려는 차들의 대기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광화문과 흥례문 사이의 광장에서는 한복을 차려입고 추억을 남기려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네덜란드에서 온 씨스 미어먼(25)씨와 베로니크 반 베멜(25)씨는 "도시 한가운데에 이런 고즈넉하고 멋진 풍경이 존재하는 게 놀랍다"며 궁을 둘러본 소감을 밝혔다.

미어먼씨는 "암스테르담에 풍차가 있기는 하지만 서울처럼 이렇게 전통 건축물과 현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보기 힘들다"며 감탄했다.

붉은 곤룡포를 차려입은 한 중국인 관광객은 "생각보다 덥긴 하지만 옷의 디자인이 맘에 든다"고 말했다.

황금연휴 나들이객이 점령한 서울…외국 관광객도 북적
3대가 함께 한복을 차려입고 경복궁을 찾은 문순창(36)씨는 "올해 차례를 없앤 김에 어머님이 바라시던 나들이를 나와서 갈등 없는 명절을 맞았다.

가족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고 올해 결혼한 동생 부부도 화목하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경상남도 김해에서 올라왔다는 김모(55)씨는 아내와 함께 한복 차림으로 고궁 나들이에 나섰다.

경회루 수양벚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김씨는 "10여년 만에 경복궁에 왔는데 외국인이 많아져서 마치 다른 곳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날 오전 중구 명동 거리는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현지 가이드를 통해 가격을 물어보는 단체 여행객이나 야외 좌판에 놓인 상품을 유심히 살펴보는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딱지치기를 선보이던 한 자원봉사자는 "7월에도 같은 행사를 했는데 확실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온 웨이 치아오(24)씨는 "에스파랑 K팝의 팬이다.

오늘 K팝 아이돌들의 사진을 사고 내일은 부산 관광을 갈 계획"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황금연휴 나들이객이 점령한 서울…외국 관광객도 북적
영국에서 놀러 온 찰스 리(50)씨는 "많은 사람이 질서 있게 오고 가는 게 제일 신기했다"며 "다양하면서 세련된 가게가 많아서 즐겁게 여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베트남 국적의 비 쯔엉(27)씨는 "화장품 가게를 위주로 돌아다니고 있다"며 "깨끗한 길거리 풍경이랑 상쾌한 날씨가 제일 인상적"이라고 여행 소감을 밝혔다.

대만에서 온 린치텅(21)씨는 명동성당의 첨탑을 카메라 앵글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성당임에도 경건하고 조용한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오후에는 북촌을 둘러볼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