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주거단지화·고급화 가속…바다 조망 상권 부족
고물가 속 광안리 상권 해운대보다 저렴…MZ 특화 조망도 한몫
'핫플' 광안리 '전국구' 해운대를 넘보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과 주변 상권이 뜨겁다.

부산을 넘어 전국구 관광지인 해운대해수욕장 인기에 도전하고 있다.

29일 관광 업계에 따르면 해운대는 해수욕장에서 미포와 청사포 송정까지 해변열차를 따라 관광지 분포가 넓어지고 있지만 해수욕장 상권은 갈수록 침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운대 해수욕장 상권은 해변에서부터 해수욕장 길목에 있는 구남로, 옛 해운대 역사 뒤편인 해리단길까지 뻗어나갔는데 최근 확장세가 멈춰다.

반면 광안리해수욕장 상권은 해변에서 민락동, 남천동 골목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 낮에는 해운대 밤에는 광안리…MZ는 광안리 선호
각 지자체가 통신 신호를 기반으로 유동 인구를 분석했을 때 해운대는 낮에, 광안리는 밤에 방문객이 많다.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해운대와 광안리 중 어느 곳이 더 인기가 많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권만 비교했을 때 적어도 유행을 이끄는 MZ세대에게 더 뜨거운 곳은 광안리다.

최근 MZ 방문객 척도로 여겨지는 탕후루와 무인 스티커사진 가게 모두 해운대와 광안리 상권 주요 지점에 있어 있는데 항상 인파로 북적이는 광안리 가게 앞과 달리 해운대 가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분석해보면 '#광안리 맛집'은 166만개를, '#해운대 맛집'은 204만개로 해운대가 더 높은 관심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운대는 해수욕장에서 5㎞ 이상 떨어져 있는 송정과 센텀시티까지를 포함돼 광안리보다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통용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범위를 좀 더 좁혀 해수욕장으로 해시태그를 분석해보면 '#해운대해수욕장'은 57만4천개가, '#광안리해수욕장'은 80만6천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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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는 고급화 주거단지화…광안리는 상권 개발 활발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 상권이 MZ들에 외면받는 이유는 비싸고 유행에 뒤처질뿐더러 바다 조망이 가능한 가게가 몇군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에 사는 송지아(27) 씨는 "해운대에서는 1만5천원 이하 괜찮은 밥집을 찾기 힘들다"며 "해운대는 부산 외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이 많고 비싼데 광안리는 더 저렴한 가격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와 음식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다 조망이 가능한 고층은 모두 고급 호텔 또는 오피스텔, 아파트가 들어와 있다.

관광특구로 지정된 해운대해수욕장 주변은 당초 관광리조트로 개발 예정이었던 엘시티가 사실상 주거단지로 개발이 완료되고 인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거단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해운대 주요 상권인 구남로 주변으로 병풍처럼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거나 건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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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상반기에만 해운대 중동 일대 30층 이상 건물이 7개 이상 건축심의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또한 대부분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을 조망할 수 있는 중층 이상은 모두 개별 분양돼 사유화되고 있다.

반면 상권과 해변의 거리가 해운대보다 가까운 광안리 상권은 저층에서도 바다 조망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광안리 해변 바로 앞도 소형 오피스텔로 난개발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10여곳이 넘는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들어섰는데 대부분 소형으로 건축되고 교육이나 교통이 불편해 거주보다는 관광객을 위한 공유숙박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공유숙박들이 대부분 불법으로 운영돼 또 다른 문제가 유발되고 있다.

광안리 해변 인근 상권은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했다.

광안리 해변에서 멀지 않은 주택들도 대부분 상가로 개발돼 운영 중이다.

현재는 해변과 다소 떨어진 민락골목시장까지 MZ 감성에 맞춘 해운대보다 저렴한 소규모 가게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 'MZ를 잡아라'…이제는 경쟁
이러한 상권의 변화에 지자체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수영구는 오는 2027년까지 예산 110억 원을 들여 광안리 해변 테마거리를 전면 교체해 해변을 좀 더 젊은 감성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해운대구는 상권의 침체가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구는 젊은 세대와 전문가, MZ 공무원 아이디어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해운대만의 특색있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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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해수욕장 글로벌 관광거점 조성방안을 연구한 여호근 동의대학교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해운대는 휴양지 고급화 콘셉트지만 광안리는 바다와 상권이 가깝고 MZ가 선호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많다"며 "특히 광안대교 조망 때문에 야간에 광안리 상권이 더 발달해 있는데 부산시와 각 지자체는 각 해수욕장 주변 상권 특성에 맞게 해수욕장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