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5점 차 뒤집고, 부상도 잊고…플뢰레 맏형 허준의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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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은퇴 경기서 단체전 2연패 견인…"대표 생활, 모든 것 다 했다"
"플뢰레 몇 년 뒤엔 영광 되찾을 것…후배들 넘어져도 일어나고 실망하지 않길" 한국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을 지켜 온 허준(35·광주시청)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2회 연속 우승을 이끌며 태극마크와 화려하게 작별했다.
27일 중국 항저우의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단체전은 200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아 온 허준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였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메달,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 등을 보유한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 대회로 마음먹고 항저우에 왔다.
개인전엔 출전하지 않은 그에겐 국가대표 생활 마지막 대회의 경기가 이날 단 하루뿐이었다.
대표팀이 8강에서 대만, 준결승에서 홍콩을 연파하고 맞이한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그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변칙 플레이로 우리 선수들의 타이밍을 뺏던 중국의 우빈과 맞선 6라운드는 특히 압권이었다.
앞서 우빈은 3라운드에서 타이밍을 뺏는 동작으로 하태규를 괴롭혔고, 이에 당한 한국은 11-15로 끌려다녔다.
5라운드를 마치고선 20-25로 벌어졌는데, 이때 나선 허준은 초반부터 우빈의 변칙 플레이에 제동을 걸며 단숨에 5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더니 27-26 역전까지 이뤄냈다.
맏형의 맹활약에 힘을 낸 후배들은 8라운드까지 40-36 리드를 만든 뒤 마지막 라운드를 다시 허준에게 맡겼다.
허준은 41-36에서 다리에 쥐가 나 위기를 맞았다.
한참 상태를 점검한 뒤 다시 피스트에 섰으나 불편함이 가시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노련하게 천하이웨이의 공격을 막아내며 나머지 4점을 채우고 한국의 2회 연속 남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완성했다.
결승전을 마치고 만난 허준은 "5점을 뒤지고 있을 땐 동점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했다.
이후에 다른 선수들이 40점을 먼저 만들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마지막 라운드에선 갑자기 쥐가 올라왔는데 버텼다.
지고 있었다면 못 따라잡았을 것 같다"고 되짚었다.
이제 막 끝이 난 국가대표 생활을 돌아보면서는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허준은 "대표팀에 있으면서 많이 지치고도 했고 힘들기도 하다.
줄곧 평가받는 위치에 있다 보니 제 생활이 없었기에 이제 결혼 생활도 즐기고 와이프와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며 은퇴 결심 이유를 밝혔다.
"남들은 은퇴하면 후회가 남는다는데, 전 제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한 그는 "오늘 금메달이 마지막이라 더 의미가 있다"며 울먹였다.
가족 얘기엔 더욱 감정이 격해졌는지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그동안 뒷바라지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더 효도하고, 아내와 잘 사는 모습을 보이겠다.
사랑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소속팀에서 1년 정도 더 플레잉 코치 생활을 한 뒤 지도자의 길에 전념할 계획인 허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다른 종목에 비해 저조한 성과로 위축될 법한 플뢰레 후배들에겐 용기를 줬다.
"남자와 여자 플뢰레 모두 어린 선수들이 잘하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박한 평가가 나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몇 년 뒤엔 과거의 영광을 찾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허준은 "후배들이 약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이겨냈으면 좋겠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넘어졌다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플뢰레 몇 년 뒤엔 영광 되찾을 것…후배들 넘어져도 일어나고 실망하지 않길" 한국 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을 지켜 온 허준(35·광주시청)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2회 연속 우승을 이끌며 태극마크와 화려하게 작별했다.
27일 중국 항저우의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단체전은 200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아 온 허준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였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메달,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 등을 보유한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 대회로 마음먹고 항저우에 왔다.
개인전엔 출전하지 않은 그에겐 국가대표 생활 마지막 대회의 경기가 이날 단 하루뿐이었다.
대표팀이 8강에서 대만, 준결승에서 홍콩을 연파하고 맞이한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그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변칙 플레이로 우리 선수들의 타이밍을 뺏던 중국의 우빈과 맞선 6라운드는 특히 압권이었다.
앞서 우빈은 3라운드에서 타이밍을 뺏는 동작으로 하태규를 괴롭혔고, 이에 당한 한국은 11-15로 끌려다녔다.
5라운드를 마치고선 20-25로 벌어졌는데, 이때 나선 허준은 초반부터 우빈의 변칙 플레이에 제동을 걸며 단숨에 5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더니 27-26 역전까지 이뤄냈다.
맏형의 맹활약에 힘을 낸 후배들은 8라운드까지 40-36 리드를 만든 뒤 마지막 라운드를 다시 허준에게 맡겼다.
허준은 41-36에서 다리에 쥐가 나 위기를 맞았다.
한참 상태를 점검한 뒤 다시 피스트에 섰으나 불편함이 가시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노련하게 천하이웨이의 공격을 막아내며 나머지 4점을 채우고 한국의 2회 연속 남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완성했다.
결승전을 마치고 만난 허준은 "5점을 뒤지고 있을 땐 동점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했다.
이후에 다른 선수들이 40점을 먼저 만들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마지막 라운드에선 갑자기 쥐가 올라왔는데 버텼다.
지고 있었다면 못 따라잡았을 것 같다"고 되짚었다.
이제 막 끝이 난 국가대표 생활을 돌아보면서는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허준은 "대표팀에 있으면서 많이 지치고도 했고 힘들기도 하다.
줄곧 평가받는 위치에 있다 보니 제 생활이 없었기에 이제 결혼 생활도 즐기고 와이프와 밖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며 은퇴 결심 이유를 밝혔다.
"남들은 은퇴하면 후회가 남는다는데, 전 제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한 그는 "오늘 금메달이 마지막이라 더 의미가 있다"며 울먹였다.
가족 얘기엔 더욱 감정이 격해졌는지 한참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그동안 뒷바라지해줘서 고맙다.
앞으로 더 효도하고, 아내와 잘 사는 모습을 보이겠다.
사랑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소속팀에서 1년 정도 더 플레잉 코치 생활을 한 뒤 지도자의 길에 전념할 계획인 허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다른 종목에 비해 저조한 성과로 위축될 법한 플뢰레 후배들에겐 용기를 줬다.
"남자와 여자 플뢰레 모두 어린 선수들이 잘하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박한 평가가 나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몇 년 뒤엔 과거의 영광을 찾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허준은 "후배들이 약해지는 순간도 있겠지만, 이겨냈으면 좋겠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넘어졌다고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