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북한이 국제질서의 ‘다극화 체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과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를 견제하는 동시에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은 27일 ‘막을 수 없는 다극화 추세’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최근 국제무대에서 미국을 위시로 한 서방 주도의 국제경제 질서에 대항해 경제 분야에서 다극화를 실현하려는 지역 나라들 사이의 긴밀한 협조가 눈에 띄게 적극화되고 있다”며 신흥경제 5개국 협의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와 상하이협력기구 등을 언급했다. 모두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 협력체다. 이어 “지금의 낡은 국제경제 질서하에서는 자주적 발전을 실현할 수 없으며 세계는 반드시 다극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질서의 다극화 추세에 따라 북·중·러 연대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선반도(한반도)는 언제 핵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다. 적대세력의 무모한 군사적 모험이 가중될수록 우리 노력도 정비례할 것”이라며 핵무기 보유 입장을 재확인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