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4강에 진출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제공=한국e스포츠협회)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4강에 진출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제공=한국e스포츠협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이하 롤) 국가대표 선수단이 오늘 27일 오전에 열린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내일 오전 10시에 또 다른 우승후보인 중국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시범종목으로 진행된 롤 종목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결승전에서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당시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페이커(이상혁)와 룰러(박재혁)는 5년 만에 설욕전에 나서게 됐다.

이상혁, 박재혁, 쵸비(정지훈), 제우스(최우제), 카나비(서진혁), 케리아(류민석) 등 6명으로 구성된 롤 대표팀은 사우디와 3전 2선승제 8강 승부에서 세트스코어 2 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총 경기 시간이 4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이상혁과 정지훈의 주전 경쟁으로 관심을 모은 미드라이너에는 정지훈이 사우디전 선발로 출전해 맹활약을 펼쳤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한 수 위로 평가받는 만큼 내일 열리는 두 팀 간의 4강전은 사실상 금메달 결정전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은 2011년 이후 총 12번 개최됐는데 그중 한국팀이 총 7회로 가장 많이 우승했고 중국팀이 총 3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최근 5년으로 보면 중국팀이 3화 한국팀이 2회로 팽팽한 상황이다. 또 하나의 국제 대회인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중국팀이 5회, 한국팀이 2회 우승해 중국이 앞서고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4강에 진출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제공=한국e스포츠협회)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종목 4강에 진출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 (제공=한국e스포츠협회)
우리나라와 중국, 양 팀 선수단의 실력은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중국의 ‘텃세’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항저우에서 펼쳐지는 만큼 중국 홈 팬들의 응원과 야유가 쏟아진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로드 투 아시안게임’이라는 예선전을 진행한 후 기존에 전달된 바 없이 지역별 예선 1위팀은 8강에 직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27일 오전에 마카오와의 8강전까지 충분한 연습 시간과 휴식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를 미리 전달받지 못한 한국과 일본 등은 해당 예선전에 참가하지 않아 예선부터 치러야 했다.

가장 큰 텃세는 바로 주경기장 경험 유무다. 중국은 8강 경기를 4강과 결승이 펼쳐질 메인 무대인 e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치렀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예선과 8강 경기를 모두 보조경기장에서 치렀다. 중국은 무대를 미리 경험하고 적응한 반면 우리 대표팀은 내일 낯선 환경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정균 롤 국가대표 감독 역시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이후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중국 응원단의) 함성과 응원은 중국에서 열리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제일 큰 걱정은 오늘 중국은 주경기장에서 경기를 한 반면, 우리는 보조경기장에서 경기를 했다. 적응을 해보고, 안 해보고의 차이가 너무 커서 이게 제일 걱정스럽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매일매일 금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 연습에만 집중하고 있다. 내일 승리할 자신 있다”라며 “빨리 좀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 대표팀이 중국과의 4강에서 승리할 경우 29일 오후 8시에 결승전에 오른다. 만약 패할 경우 같은 날 오후 3시에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게 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