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큐 수석 부사장, 구글 옹호 진술…"독자 개발 필요 없어"
2016년 재협상 당시 "정부 조사로부터 거래 지지 옹호" 조항 넣어
애플, '구글 反독점 소송'서 "구글 검색엔진이 최선…대안 없어"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미국 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검색 시장에서의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구글을 옹호하는 진술을 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는 애플의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인 에디 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큐 부사장은 2016년 애플이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로 설정하는 것과 관련해 애플과 구글 간 합의문을 설계한 인물이다.

구글은 2002년 사파리에서 처음 기본 옵션이 된 이후 합의 내용은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2020년까지 사파리에 기본 검색 엔진 설정을 위해 애플에 40억 달러(5조3천200억원)~70억 달러(9조3천100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반독점 행위를 통해 구글이 경쟁을 제한했다는 것이 법무부 주장이다.

큐 부사장은 그러나 "고객들을 위해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가져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구글과 거래를 옹호했다.

이어 "(합의 당시)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은 분명히 없었다"며 "만약 협상이 결렬됐다면 우리가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 검색 엔진이 분명 최고의 선택이기 때문에 애플이 독자적인 검색 도구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반독점 행위를 통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법무부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큐 부사장은 다만, 양사간 계약서에는 정부의 조사로부터 두 회사가 맺은 "거래를 지지하고 방어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 조항을 넣기 위해 2016년 재협상이 이뤄졌다며 구글의 요청에 따라 추가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큐 부사장은 구글 외에 대안이 없었다고 하면서도 애플이 자체 검색 엔진을 만들었을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날 재판에서 법무부 측은 2016년 큐 부사장이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냈던 이메일을 제시했다.

이메일에는 협상 당시 애플이 제안한 수익 배분에 대해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무부 측이 이를 근거로 큐 부사장에게 애플이 구글과 협상을 포기할 수도 있었는지를 묻자, 큐 부사장은 "진지하게 고려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협상을 포기했다면) 애플이 자체 검색 엔진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미국의 검색 엔진 업체 덕덕고(DuckDuckGo) 최고경영자(CEO) 가브리엘 웨인버그가 출석해 구글의 독점 계약 때문에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