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레이스로 하루 일찍 金 확보…RS:X 출전 위해 20㎏ 감량 감수
[아시안게임] 윈드서핑 우승 조원우 "뭉찬이 큰 힘…난 마지막 금메달리스트"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하루 일찍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확보한 조원우(해운대구청)는 JTBC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2'가 자신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조원우는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닝보 샹산 세일링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윈드서핑 RS:X급 11·12차 레이스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해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26일 13·14차 레이스가 남았지만, 앞선 12번의 레이스에서 한 번을 제외한 모든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나머지 선수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를 벌려 일찌감치 금메달을 가져왔다.

이는 우리나라 수상 종목에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나온 금메달이다.

조원우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뭉쳐야 찬다2'에 나온 후로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신다.

거기서 축구하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 축구 선수로도 활동한 조원우는 TV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2'에 출연해 중앙 미드필더부터 풀백, 중앙 수비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폭넓게 후방을 지키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조원우는 "'뭉찬'(뭉쳐야 찬다)의 힘이 컸다.

거기 출연하면서 계속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힘든 훈련을 견딜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윈드서핑 우승 조원우 "뭉찬이 큰 힘…난 마지막 금메달리스트"
조원우는 본래 윈드서핑 중에서도 RS:X가 아닌 iQ 포일 종목에 출전하려 했다.

하지만 메달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지난 4월 RS:X급으로 출전 종목을 바꿨다.

RS:X급은 길이 286㎝, 무게 15.5㎏의 원드서핑을 타고 바다를 가르는 경주를 펼친다.

서서 타는 종목으로, 몸으로 보드를 계속 통제해야 하고 가속을 위해 끊임없이 펌핑 동작이 필요해 윈드서핑에서도 육체적으로 가장 고된 종목으로 꼽힌다.

iQ 포일보다 체중이 가벼울수록 유리해 조원우는 무려 20㎏을 감량했다고 한다.

조원우는 "이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경험해본 그 어느 대회보다도 준비 과정이 힘들었다"며 "식단부터 관리할 게 너무 많았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끝까지 해보려 했다"고 돌아봤다.

RS:X급은 훈련 파트너가 있다면 기량을 키우기 훨씬 용이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마땅한 파트너 선수를 찾지 못한 조원우는 옥덕필 대표팀 코치와 둘이서만 훈련하는 시간이 많았다.

조원우는 "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매번 혼자서 훈련해야 하는 와중에도 코치님의 지도를 믿고 따랐다"며 "여러 이유로 훈련 여건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한 덕인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웃었다.

[아시안게임] 윈드서핑 우승 조원우 "뭉찬이 큰 힘…난 마지막 금메달리스트"
옥 코치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요트 윈드서핑 미스트랄급 금메달리스트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윈드서핑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나오지 않다가 드디어 조원우가 그 명맥을 이었다.

옥 코치 역시 "제자가 다시 금메달을 따줘서 뭉클하다.

그것도 이제 사라지는 마지막 종목에서 우승해서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고 격려했다.

RS:X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정식 종목에서 빠지는 터라, 조원우는 이 종목의 '마지막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될 예정이다.

조원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종목이라서 더 뜻깊다.

이제 나를 마지막으로 이 종목에서는 우승자가 없는 것 아니냐"라며 "마지막 금메달리스트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