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비디오판독 2회로 득점 인정…경기 종료 4초 전 회심의 내려차기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 남자 58㎏급 금메달…전 경기 2-0 완승(종합2보)
한국 태권도 겨루기의 에이스 장준(한국가스공사)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아시아 정상에 섰다.

장준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58㎏급 결승전에서 이란의 마흐미 하지모사에이나포티를 라운드 점수 2-0(5-4 4-4)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라운드에서 1-1로 맞선 종료 50초 전 장준이 머리 공격에 성공했으나 점수가 인정되지 않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판정이 번복돼 3점을 획득했다.

5-1로 앞서던 종료 14초 전 머리 공격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공격을 막아내고 1라운드를 따내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라운드에서도 어느 한쪽이 크게 달아나지 못하는 접전이 이어졌다.

라운드 종료 4초 전 1-4로 몰린 장준은 회심의 내려차기를 성공했으나 또 점수가 인정되지 않자 판독을 요청했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 남자 58㎏급 금메달…전 경기 2-0 완승(종합2보)
이번에도 판정이 번복되면서 4-4가 됐고, 결국 장준이 최종 승자로 결정됐다.

동점 시 회전 기술, 머리, 몸통 공격 등을 집계해 승자를 가리는데 판정 끝에 성공이 인정된 머리 공격 덕에 장준이 2라운드마저 따낸 것이다.

장준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이변 없이 금메달을 수확하며 남자 58㎏급 세계 정상급 선수다운 실력을 뽐냈다.

장준의 메달은 한국 태권도 겨루기에서 나온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다.

전날 품새에서 2개 금메달을 챙긴 한국은 장준이 포문을 연 겨루기에서도 금메달 사냥에 나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우려 한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 남자 58㎏급 금메달…전 경기 2-0 완승(종합2보)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세계 정상급의 위상을 굳혀간 장준은 2020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금메달 대신 동메달을 목에 건 아픔이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과 함께 명예 회복을 벼른 장준은 이날 4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16강, 8강, 4강에서 샬린다 리야나지(스리랑카), 황위샹(대만), 모흐센 레자이(아프가니스탄)을 모두 라운드 점수 2-0으로 격파한 장준은 결승에서도 2-0으로 승리를 따냈다.

특히 레자이와 4강전 2라운드에서는 장준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연이어 몸통·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0-5로 끌려간 장준은 또 한 번 몸통·머리 연타를 맞아 라운드를 내주는 듯했다.

그러자 장준은 상대에 가까이 붙어 연타를 몰아치며 기어이 14-12로 역전을 이뤄냈다.

[아시안게임] 태권도 간판 장준, 남자 58㎏급 금메달…전 경기 2-0 완승(종합2보)
최근 배준서(강화군청) 등 유망주가 급성장하며 경량급 독주체제에 제동이 걸린 장준으로서는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간판'다운 존재감을 회복할 기회를 잡았다.

장준은 홍성고 재학 중이던 2018년 5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당시 경량급 간판이던 김태훈(수원시청)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이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김태훈은 2차 결승전에 연장까지 치르고도 12-12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결국 감점 수가 적어 힘겹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땄다.

이때 아쉽게 태극마크를 놓친 후 장준은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11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김태훈에게 승리하며 세대교체를 알렸고, 이번 대회를 통해 5년 전에는 밟지 못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정상에 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