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때 유도장 운영하는 외조부 밑에서 운동 시작
부상 여파 이겨내고 AG 동메달 획득…눈물의 인터뷰

[아시안게임] 외조부와 유도 시작한 박은송 "할아버지, 저 해냈어요"
유도 대표팀 여자 57㎏급 박은송(24·동해시청)이 유도를 시작한 건 취학 전인 7살 때다.

외할아버지 한상호 씨가 운영하던 유도장에서 운동을 접했고, 유도에 남다른 재미를 느껴 운동선수의 길을 걸었다.

외할아버지는 박은송에게 멘토이자 스승이었다.

한씨는 비록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걷지 못했지만, 손녀에게 선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르치며 정성껏 보살폈다.

박은송은 외할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뤘다.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박은송은 국가대표에 뽑히며 한국 최고 수준의 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박은송은 번번이 부상 여파에 시달렸다.

유도대표팀 홍승한 코치는 "허리 디스크, 무릎 등 안 아픈 곳이 없었다"고 전했다.

박은송은 "허리가 나을 때면 무릎이 아팠고, 몸이 돌아가면서 망가져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외할아버지의 존재 때문이었다.

박은송은 힘들 때마다 외할아버지의 격려를 받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박은송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직전에도 외할아버지와 통화하며 마음을 다스렸다.

그는 "출국하기 전 할아버지는 결과보다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라고 하셨다"라고 했다.

박은송은 할아버지의 말처럼 매 경기 이를 악물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

[아시안게임] 외조부와 유도 시작한 박은송 "할아버지, 저 해냈어요"
그는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7㎏급 동메달 결정전 아랍에미리트(UAE) 알탄세세그 바추크와 경기에서 쉬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고, 결국 연장(골든스코어) 접전 끝에 반칙승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박은송은 "외할아버지가 최근 건강이 안 좋으시다"라며 "할아버지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그는 '할아버지께 전할 말씀이 있나'라는 질문에 "할아버지…. 저 해냈어요"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