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입장을 취하며 채권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 긴축 기조가 다시 확인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장기채 ETF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매파 연준'에 놀란 장기채 ETF
한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2일 0.016%포인트 하락한 연 4.015%에 마감했다. 전날 연 4.031%로 올해 첫 연 4%대에 진입한 이후 이틀째 4%대 금리를 이어갔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1일 연 4.49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금리는 연 4.552%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의 고공행진은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Fed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국채 금리가 오르며 채권 ETF를 매입한 투자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채권 투자는 금리 인하가 예상될 때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개인투자자는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장기채 ETF에 투자했지만 고금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지난 6월 1일부터 이날까지 11.37% 하락했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의 수익률도 -11.74%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두 ETF 상품을 각각 1023억원, 98억원어치 사들였다.

한국 장기채 역시 수익률이 좋지 않다. KBSTAR KIS국고채30년 인핸스드 ETF는 6월 초 이후 6.89%, ACE 국고채10년 ETF는 2.35%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채 ETF가 상승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리 인하 시기가 내년 4분기까지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Fed가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8.6%로 전망했다. 아직까진 금리 동결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고용 시장이 탄탄한 게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오른 유가도 근원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