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 선적 곡물선, 오데사 초르노모르스크 항에서 출발해 루마니아 해역 도달
흑해곡물협정 종료후 우크라 오데사서 첫 곡물 화물선 무사 출항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출발해 루마니아 해역에 들어서면서 7월부터 차단됐던 우크라이나의 곡물 해상 수출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45분께 우크라이나 오데사주 초르노모르스크 항을 출항한 팔라우 선적 화물선 '리질리언트 아프리카'호가 같은 날 오후 9시 50분께 루마니아 해역에 무사히 진입했다.

이 배는 약 3천t의 밀을 실은 채 보스포루스 해협으로 향하고 있다고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밝혔다.

리질리언트 아프리카호는 지난 16일 초르노모르스크 항에 입항해 곡물을 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와 함께 초르노모르스크에 도착한 또 다른 곡물 수송선은 아직 출항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올해 7월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 수출을 보장해 온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이후 민간 곡물선이 흑해를 거쳐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어 나른 건 이번이 사실상 첫 사례다.

블룸버그 통신은 협정 중단 이후 오데사에서 5척의 화물선이 흑해로 출항했지만, 모두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발이 묶였던 선박들이고 곡물 운반선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등 러시아의 해군 전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흑해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와 오데사의 항구들이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고 논평했다.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까지 주로 흑해를 통해 자국산 곡물을 수출해 왔다.

흑해곡물협정 중단 이후에는 강과 육로를 통한 곡물 수출을 시도하는 한편, 흑해에 '임시 인도주의 항로'를 개설하는 등 해상 수출 재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다만 육로를 통한 곡물 수출은 폴란드 등 주변국들이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너무 많이 유입돼 자국 농가를 어렵게 한다며 난색을 보여 진통을 겪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질리언트 아프리카호의 사례를 들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해상 수출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 곡물 시장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이에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에 촉각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무기 운반선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지난달에는 검문을 위해 선박을 정선시키는 과정에서 위협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