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총회 연설에서 "전 세계에서 기후가 '뜨거운 장소'(hotspots) 20곳 가운데 17곳이 아프리카에 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예무역이 끝난 지 몇 세기, 식민지 시대의 자원 착취가 끝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아프리카는 또다시 선진국들의 산업화와 발전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런 대가를 지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함께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COP27에서 합의한 대로 기후변화로 큰 타격을 입은 국가들을 위한 기금도 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 간 주권평등 원칙이 반영되고 안보리가 현재 지정학적 현실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안보리를 개혁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제 이를 위해 '텍스트'(문서)에 기반한 협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과 더욱 광범위한 다자체제 속에서 아프리카 대륙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목소리가 분명히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방문해 평화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는 라마포사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로서 우리는 의미 있는 대화가 가능해지도록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모든 일을 다해야 하며 갈등에 기름을 붓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아프리카에서 잇따르는 군사 쿠데타에 관해서도 언급하며 "우리는 최근 아프리카 일부에서 반(反)헌법적으로 정부가 교체되는 사건들에 관해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