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항구도시로 복구 시급…'젤렌스키 측근' 고려인 4세가 주지사
"우크라, 인구·식량·자원 분야서 韓 보완 가능한 나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조만간 재개될 듯
원희룡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州 인프라 재건 전담도 제안"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재건협력단에 남부 미콜라이우주(州)의 인프라 재건 전반을 맡기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고려인 4세이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측근인 비탈리 킴이 맡고 있다.

원 장관은 19일 서울 강남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2023' 기자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미콜라이우주라는 지역 전체에 대한 인프라 복구 사업을 한국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지역을 통째로 맡는 게 효율적일지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콜라이우는 크림반도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로, 여러 차례 공습을 받아 복구가 시급한 지역으로 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곡물 터미널의 수출도 미콜라이우항에서 이뤄진다.

비탈리 킴 주지사는 철강회사에서 국제투자 전문가로 일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고, 대선 승리 이후 주지사로 임명됐다.

원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이자 고려인 혈통인 비탈리 킴 주지사가 (한국의 재건사업 참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원희룡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州 인프라 재건 전담도 제안"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인구, 식량, 자원 3가지 측면에서 한국을 보완해줄 수 있는 나라"라며 재건 사업뿐 아니라 서로의 필요가 맞는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건협력단의 방문 당시 우리 정부에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 광산 공동 개발과 함께 친환경 바이오 농약 공동 생산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6∼7위 식량 생산국이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에 있어 한국 기업이 가진 장점에 대해 "첫째는 정부와 원팀으로 긴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검증을 생략해도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방산·에너지·제조업 등 통합된 비즈니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셋째는 스피드"라고 꼽았다.

한국 기업은 사업 진행 속도가 프랑스보다 3배, 일본보다는 1.5배 빠르다는 게 국제적으로 검증된 평가라는 것이다.

또 폴란드, 일본, 터키 등과 합작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진행하며 위험을 분산할 것이라면서 "폴란드 정부가 자국 기업과 합작해 진출하면 거의 전액을 보증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州 인프라 재건 전담도 제안"
한편, GICC 참석차 방한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하이데르 모하메드 마키야 의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키야 의장은 "(이라크) 총리가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특별위는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총리실에 제출한 상태"라며 "보고서를 토대로 사업 재개에 곧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 10만호와 교육시설, 병원, 도로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약 14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한화건설이 따냈으나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지난해 10월 계약 해지·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와 사업 재개를 논의 중이다.

원 장관은 "전쟁 후 도시가 파괴되고 국민 주거 문제가 심각한 이라크는 비스마야뿐 아니라 15개 신도시를 계획 중"이라며 "이라크가 정치적 안정을 이뤘기에 속도가 나는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