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시행규칙 발표 전망…수송거리 먼 한국산도 불리할 가능성 커
"'프랑스판 IRA'에 아시아산 전기차 대부분 보조금 못 받을 듯"
프랑스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수입 억제를 꾀하는 가운데 아시아에서 생산된 대부분의 전기차가 이른바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산은 물론 생산지에서 현지까지 수송 거리가 먼 한국산 전기차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의 새로운 기준 등 구체적인 보조금 개편 내용을 담은 시행규칙을 19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프랑스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또 새 보조금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는 차종 명단을 12월 중순께 공개할 방침이다.

이 당국자는 일부 아시아산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겠지만 "우리가 만든 모델링에 따르면 다수 아시아산 전기차는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탄소 집약적인 에너지 믹스를 가진 나라에서 생산된 차량은 보조금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미국 IRA 등에 맞서 전기차 보조금 개편 방향 등을 담은 '녹색산업법안'을 공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법안을 공개하면서 프랑스 납세자들의 돈을 유럽연합(EU) 바깥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저소득층의 경우 대당 최대 7천 유로(약 991만원), 그 외 소비자는 최대 5천 유로(약 708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ADEME)이 차종별 생산부터 프랑스 현지로 수송까지 전 과정의 탄소배출량(탄소발자국)을 반영한 '환경 점수'를 매겨 보조금 대상 여부를 평가한다.

프랑스 정부 관리들은 이번 보조금 개편안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약에 부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석연료 에너지의 비중이 큰 데다가 생산지에서 유럽까지 해운 등 장거리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까지 평가에 반영되는 한국산 전기차는 그만큼 보조금 면에서 불리해지게 됐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프랑스 시장에서 코나·니로·쏘울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으면서 지난해 전기차 1만6천570대 판매해 시장점유율 5위에 올랐으나, 이번 개편으로 타격을 받을까 우려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