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 작가 "'사랑과 혁명', 등장인물들과 한공간에 살며 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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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7년 천주교 '정해박해' 다룬 3권짜리 대하소설 출간
"제 소설 등장인물들과 한 공간에 살면서 쓴 작품입니다.
그 사람들이 고문당하고 박해받은 바로 그 자리에서 말이죠. 상상이 잘 되니 분량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캐릭터들에 대한 사랑도 더 깊어지더군요.
"
조선 후기 전남 곡성의 천주교도 박해사건인 정해박해(丁亥迫害)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사랑과 혁명'(해냄)을 출간한 작가 김탁환은 이 소설에 대해 등장인물들과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꿈꾸며 쓴 작품이라면서 "이런 경험은 27년 작가 생활 중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사랑과 혁명'은 조선의 암흑기로 불리던 19세기 초 만인이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신을 믿으며 목숨까지 내던진 천주교인들의 희망과 좌절, 사랑과 기다림을 담은 작품이다.
다작으로도 유명한 작가 김탁환의 서른한번 째 장편소설로 작가는 소설의 배경인 전남 곡성의 옥터성지에서 4년을 꼬박 매달린 끝에 원고지 6천장 분량의 세 권짜리 대작을 완성했다.
김탁환은 오랫동안 조선 500년을 소설로 재구성해 역사소설 장르를 개척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인물들에 주목해온 작가.
이번에 그가 주목한 이야기는 정해박해다.
정해박해는 1827년 전남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도 박해사건으로, 당시 천주교인 잡기에 혈안이었던 조정은 곡성에서 시작해 그 범위를 한양으로까지 확대해 500여 명의 교인을 체포해 고문했다.
그러나 이 박해는 한국 천주교사(史)에서도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김탁환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방대한 자료조사와 치밀한 고증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19세기 조선에서 천주교인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생생히 되살려냈다.
그는 19일 서울 중구 성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가진 출간 간담회에서 소설의 배경인 곡성의 옥터성지로 거처를 옮겨 집필한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줬다.
"정해박해 때 붙잡혀온 교인들이 갇혀 고문받던 감옥 자리(옥터)에 곡성 성당이 세워졌는데, 지금 저의 집이 그 성당 바로 옆입니다.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에서 20년을 살다가 정리하고 우연히 곡성과 연이 닿아 내려왔지요.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밭을 갈면 9시쯤 성당에서 종을 치면 경건한 마음이 들어요.
그 옥터에서 밭을 일구며 이 소설을 쓰게 된 게 운명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 김 작가는 "이야기의 신(神)이 1800년대의 이야기를 잘 써보라고 나를 그곳(옥터성지)에 보낸 것 같다"며 웃었다.
천주교 순교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책인 '치명록'의 형식을 차용해 액자식 구성을 띤 '사랑과 혁명'은 정해박해를 기점으로 그 전후에 일어난 천주교 박해사건들을 배경으로, 생활과 종교를 아우르는 강력한 결속력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천주교인들의 시간을 따라간다.
땅을 섬기던 농부 '들녘'이 하늘만을 믿던 '아가다'를 만나 세상이 금지한 신에게 마음의 문을 점차 열어가는 과정, 억압과 차별의 땅에서 그 신을 믿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던지는 교인들, 그리고 이들을 탄압하는 무리의 팽팽한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 작가가 2년 전 곡성에 직접 차린 책방의 이름도 농부 '들녘'의 이름을 딴 바로 '들녘의 마음'이다.
"제 육체노동도 하면서 책을 좀 안 읽어보려고 이곳에 내려와 놓고 보니 곡성이 책방 소멸 지역이더군요.
그래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생태책방을 하나 차리게 됐어요.
소설 주인공 이름이 들녘이잖아요.
이 친구가 만약에 현재를 산다면 읽었음 직한 책들로 책방을 꾸몄습니다.
이제 소설도 출간됐으니 곡성 사람들이 왜 제 책방 이름이 '들녘의 마음'인지 알게 되겠네요.
(웃음)" /연합뉴스
그 사람들이 고문당하고 박해받은 바로 그 자리에서 말이죠. 상상이 잘 되니 분량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캐릭터들에 대한 사랑도 더 깊어지더군요.
"
조선 후기 전남 곡성의 천주교도 박해사건인 정해박해(丁亥迫害)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사랑과 혁명'(해냄)을 출간한 작가 김탁환은 이 소설에 대해 등장인물들과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꿈꾸며 쓴 작품이라면서 "이런 경험은 27년 작가 생활 중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사랑과 혁명'은 조선의 암흑기로 불리던 19세기 초 만인이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새로운 신을 믿으며 목숨까지 내던진 천주교인들의 희망과 좌절, 사랑과 기다림을 담은 작품이다.
다작으로도 유명한 작가 김탁환의 서른한번 째 장편소설로 작가는 소설의 배경인 전남 곡성의 옥터성지에서 4년을 꼬박 매달린 끝에 원고지 6천장 분량의 세 권짜리 대작을 완성했다.
김탁환은 오랫동안 조선 500년을 소설로 재구성해 역사소설 장르를 개척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인물들에 주목해온 작가.
이번에 그가 주목한 이야기는 정해박해다.
정해박해는 1827년 전남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도 박해사건으로, 당시 천주교인 잡기에 혈안이었던 조정은 곡성에서 시작해 그 범위를 한양으로까지 확대해 500여 명의 교인을 체포해 고문했다.
그러나 이 박해는 한국 천주교사(史)에서도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김탁환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방대한 자료조사와 치밀한 고증에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19세기 조선에서 천주교인으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생생히 되살려냈다.
그는 19일 서울 중구 성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가진 출간 간담회에서 소설의 배경인 곡성의 옥터성지로 거처를 옮겨 집필한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줬다.
"정해박해 때 붙잡혀온 교인들이 갇혀 고문받던 감옥 자리(옥터)에 곡성 성당이 세워졌는데, 지금 저의 집이 그 성당 바로 옆입니다.
서울과 대전 등 대도시에서 20년을 살다가 정리하고 우연히 곡성과 연이 닿아 내려왔지요.
아침 일찍 텃밭에 나와 밭을 갈면 9시쯤 성당에서 종을 치면 경건한 마음이 들어요.
그 옥터에서 밭을 일구며 이 소설을 쓰게 된 게 운명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 김 작가는 "이야기의 신(神)이 1800년대의 이야기를 잘 써보라고 나를 그곳(옥터성지)에 보낸 것 같다"며 웃었다.
천주교 순교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책인 '치명록'의 형식을 차용해 액자식 구성을 띤 '사랑과 혁명'은 정해박해를 기점으로 그 전후에 일어난 천주교 박해사건들을 배경으로, 생활과 종교를 아우르는 강력한 결속력의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천주교인들의 시간을 따라간다.
땅을 섬기던 농부 '들녘'이 하늘만을 믿던 '아가다'를 만나 세상이 금지한 신에게 마음의 문을 점차 열어가는 과정, 억압과 차별의 땅에서 그 신을 믿기 위해 목숨까지도 내던지는 교인들, 그리고 이들을 탄압하는 무리의 팽팽한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 작가가 2년 전 곡성에 직접 차린 책방의 이름도 농부 '들녘'의 이름을 딴 바로 '들녘의 마음'이다.
"제 육체노동도 하면서 책을 좀 안 읽어보려고 이곳에 내려와 놓고 보니 곡성이 책방 소멸 지역이더군요.
그래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생태책방을 하나 차리게 됐어요.
소설 주인공 이름이 들녘이잖아요.
이 친구가 만약에 현재를 산다면 읽었음 직한 책들로 책방을 꾸몄습니다.
이제 소설도 출간됐으니 곡성 사람들이 왜 제 책방 이름이 '들녘의 마음'인지 알게 되겠네요.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