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역 최대 95% 초과-3지역 기준엔 부합…"소각장 대신 정화해야"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상암동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예정지의 토양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불소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의 소각장 건립에 반대해온 마포구는 이를 토대로 시가 소각장 추진 대신 토양 정화와 정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포구는 조사 결과, 입지 예정지 인근 300m 이내의 8개 지점 중 한 곳을 제외한 7개 지점에서 많게는 약 95%를 초과하는 불소가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구는 지난달 28일 불소를 비롯해 카드뮴, 구리, 납, 수은과 같은 중금속 등 22개 오염도를 조사하기 위해 토양오염 조사전문 지정기관인 재단법인 한국환경수도연구원에 의뢰해 흙을 채취했다.

현장에는 구의원과 주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공무원 등이 동행했다.

서울시 쓰레기소각장 예정지 조사한 마포구 "불소오염 심각"
토양환경보전법상 사람의 건강·재산이나 동물·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준을 뜻하는 '우려기준'을 보면 불소는 1지역(주거·학교·공원·어린이 놀이시설 등)과 2지역(임야·창고·체육시설·종교시설)에서 토양 ㎏당 400㎎ 이상이다.

이 밖의 3지역(공장·주차장·도로·철도)에서는 800㎎ 이상이다.

마포구는 측정지점이 어떤 지역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7월13일 환경부에 질의했으며 자치구에서 판단할 사항이라는 답변을 받아 임의로 지역 기준을 적용해 자체 조사했다.

3지역으로 봤던 상암수소충전소 인근에서는 565㎎/㎏의 불소가 검출돼 우려기준을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2지역으로 판단한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인근 2개 지점에서는 779㎎/㎏, 475㎎/㎏가 검출돼 우려기준을 최대 94.8% 초과했다.

같은 2지역으로 분류된 노을그린에너지 인근 2개 지점에서는 531㎎/㎏, 504㎎/㎏로 역시 기준치를 넘었다.

구에서 1지역으로 분류한 신규 소각장 입지 예정지의 녹지 2곳에서는 불소가 424㎎/㎏, 476㎎/㎏ 검출됐다.

서울시산악문화체험센터 인근 1개 지점에서는 411㎎/㎏가 검출됐다.

다만 이는 구에서 임의로 판단한 지역 기준에 따른 것으로, 해당 지역이 3지역으로 분류된다면 모두 기준에는 부합하는 셈이다.

불소 외에 카드뮴이나 구리, 납, 수은 등은 법적 기준 이내로 검출됐다.

서울시 쓰레기소각장 예정지 조사한 마포구 "불소오염 심각"
마포구는 서울시가 소각장 신설을 추진하는 대신 오염토양 정화 조치와 토양 정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는 신규 소각장 건설에 '결사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강수 구청장은 "이것이 바로 마포구와 37만 구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명분도 실리도 없는 추가 소각장 건립에 매몰되기보다는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고 주민의 고통을 위로할 수 있는 정책을 즉시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