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PGA 투어 신인왕·5년 연속 PO 최종전 진출 이룬 남자 골프 간판
도쿄 올림픽서는 메달 불발…AG에선 '2관왕 정조준'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7) 임성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임성재(25)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에 도전한다.

임성재는 2018년 PGA 2부 웹닷컴 투어(현 콘페리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올해의 선수와 신인왕을 석권하고 상금왕도 거머쥐며 일찌감치 한국 남자 골프의 주축을 이룰 선수로 존재감을 보였다.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에도 꾸준한 기량으로 '코리안 브라더스'의 중심을 잡는 선수다.

PGA 투어 데뷔 시즌에 우승은 없었으나 신인으로 유일하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할 정도로 안정된 경기력을 보인 그는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신인왕에 올랐다.

2020년 3월 혼다 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승리를 거두며 성장의 모멘텀을 만났고, 이듬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까지 통산 2승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말 끝난 2022-2023시즌 PGA 투어에선 승수를 추가하진 못했으나 30개 대회에 출전해 9차례 톱10에 들며 선전했다.

지난 시즌과 같은 한 시즌 개인 최다 톱10 진입 횟수다.

25위 이내로 확장하면 18개 대회로, PGA 투어 데뷔 이후 가장 많았다.

투어 챔피언십 결과로 결정되는 페덱스컵 순위는 지난 시즌 2위에서 이번 시즌 24위로 내려섰지만, 상금은 648만7천421달러(약 86억원)로 PGA 투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을 벌어들여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으로 평가할 만하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7) 임성재
특히 임성재는 이번 시즌까지 5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 명실상부 PGA 투어 상위권 선수로 입지를 더 굳게 다졌다.

투어 챔피언십은 PGA 투어 한 시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상위 30위 안에 든 선수들만 출전해 보너스 상금을 두고 겨루는 대회로, 출전 자체가 해당 시즌 PGA 투어에서 정상급 기량을 발휘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임성재는 한국 선수 투어 챔피언십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했다.

투어 챔피언십 이후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아시안게임 막바지 준비에 매진하는 임성재에겐 이제 부담감을 내려놓는 일만 남았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고 나설 기회를 잡았으나 임성재는 당시 공동 22위로 마치며 메달권 진입은 불발됐다.

골프 선수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PGA 투어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우승까지 차지한 경력을 지녔지만, 4년에 한 번뿐인 국제 스포츠 최대 이벤트 올림픽이 주는 투어 대회와는 다른 긴장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7) 임성재
도쿄의 경험을 약으로 삼은 임성재는 이번엔 다를 것으로 자신한다.

선수에게 '쉬운 대회'란 있을 수 없지만, 세계 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올림픽보다 아시안게임에서의 경쟁이 훨씬 덜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현재 세계랭킹 27위인 임성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중 가장 순위가 높다.

다른 나라 남자 선수 중엔 PGA 투어나 DP 월드투어 등 정상급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를 크게 찾아보기 어렵다.

남자 대표팀의 선두에 설 임성재의 경기력은 한국 골프의 '아시안게임 금맥 부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국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골프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독식한 최강자였으나 2014년 인천에선 금메달 하나에 그쳤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20년 만에 '노 골드'라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인천의 금메달 하나는 여자 개인전(박결)에서 나온 것으로, 남자부에선 광저우 대회 이후 금메달이 없다.

프로 선수에게도 문호가 개방된 올해는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와 김시우가 동반 출전하고, 아마추어 선수에게 배정된 출전권을 딴 조우영과 장유빈이 최근 국내 프로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단체전까지 석권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