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로 '리버스 사이클'…MLB서도 10번 밖에 안 나와
홈런∼3루타∼2루타∼단타…진기록에 진기록 더한 강승호
스포츠에서 흔히 사용하는 '대기록'과 '진기록'은 의미가 약간 다르다.

사전적 의미가 '대단히 세우기 어려운 기록'인 대기록은 최소 한 시즌 이상 뛰며 쌓은 누적 기록에 붙인다.

한 시즌 20승이나 50홈런, 통산 2천 안타 등 꾸준히 쌓은 업적을 대기록이라 칭한다.

진기록의 사전적 의미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특이하고 진기한 기록'이다.

홀로 9이닝을 책임지며 안타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는 노히트 노런(노히터)이나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한 경기에서 단타부터 홈런까지 모두 기록)와 같은 기록이 좋은 예다.

강승호(두산 베어스)가 1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수립한 기록이 KBO리그 역대 30번째일 정도로 사이클링 히트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특이하고 진기한 기록이다.

특히 강승호는 KBO리그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의 구성 요소를 역순으로 한 홈런∼3루타∼2루타∼단타 순으로 진기록을 달성했다.

진기록에 진기록을 더한 셈이다.

홈런∼3루타∼2루타∼단타…진기록에 진기록 더한 강승호
KBO리그에서 처음 사이클링 히트에 성공한 선수는 오대석(삼성 라이온즈)으로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6월 12일 구덕 삼미 슈퍼스타즈전에서 달성했다.

역대 7번째 사이클링 히트의 주인공인 김응국(롯데 자이언츠)은 1996년 4월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지금도 유일한 기록인 '단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해당 기록을 일궜다.

공식 야구 용어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김응국이 달성한 기록을 '내추럴 사이클', 강승호가 이번에 세운 기록을 '리버스 사이클'이라고 부른다.

역대 사이클링 히트가 344번 나온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내추럴 사이클과 리버스 사이클은 각각 15번과 10번 밖에 안 나온 진귀한 기록이다.

MLB 리버스 사이클 달성자 가운데는 201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루크 스콧도 있다.

홈런∼3루타∼2루타∼단타…진기록에 진기록 더한 강승호
이번에 강승호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면서, 두산은 역대 최다인 6차례 해당 기록을 배출한 구단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5회로 그 뒤를 따르고,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가 각각 3회씩 했다.

SSG는 2000년 창단한 전신 구단 SK를 포함해 한 번도 기록 달성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다만 SSG 외야수 추신수는 MLB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2015년 7월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한국인으로 유일무이하게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양준혁(삼성)과 에릭 테임즈(NC)는 한 번도 하기 힘든 사이클링 히트를 각각 두 번씩이나 했다.

테임즈는 2015년 4월 9일 광주 KIA전에 이어 8월 11일 목동 넥센(현 키움)전에서 또 달성해 유일한 '단일 시즌 2회' 달성 기록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