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르 총리 "3년전 합의 불공평…자금 회수에도 비협조적"
말레이시아, 골드만삭스와 '1MDB스캔들' 합의 재협상 추진
말레이시아가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1MDB 스캔들' 합의에 대해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14일 AFP통신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3년 전 정부가 골드만삭스와 맺은 합의가 불공평했고 자금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시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전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작은 나라이지만, 우리를 속일 수는 없다"며 "골드만삭스에 이 문제를 끝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하고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처음에는 자금 일부를 돌려주는 데 협조했지만, 불행히도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며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입은 손실을 갚는 데 지속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MDB는 2009년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당시 총리가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으로, 나집과 그의 측근들은 이 회사를 통해 45억 달러(약 6조원)를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2012∼2013년 세 차례에 걸쳐 65억 달러(약 8조6천억원) 상당의 1MDB 채권 발행을 대행하고 6억 달러(약 8천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골드만삭스 간부들은 거래를 따내기 위해 말레이시아 관료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고, 개인적으로 리베이트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MDB 스캔들로 나집 전 총리는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1MDB가 조달하는 자금이 유용될 것을 알면서도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을 속여 채권을 발행했다며 골드만삭스와 전현직 임원 17명을 기소했다.

2020년 7월 말레이시아 당국과 골드만삭스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39억 달러(약 5조2천억원) 규모의 합의를 했다.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당국에 현금 25억 달러(약 3조3천억원)를 지급하고, 향후 수년간 1MDB 관련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 가운데 최소 14억 달러(약 1조9천억원)를 돌려주기로 했다.

합의 이후 말레이시아는 골드만삭스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별개로 미국 법무부에 23억 달러(약 3조원)의 벌금을 냈다.

미 법무부는 부당 이득 6억 달러(약 8천억원)도 환수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시아본부가 있는 홍콩에도 3억5천만 달러(약 4천600억원)의 벌금을 냈다.

1MDB 스캔들에 연루된 로저 응 전 골드만삭스 전무는 지난해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올해 3월 징역 10년형이 선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