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연구팀 "60년내 서식지 30% 이상 감소 전망…보존 정책·조치 시급"

유럽에서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간주되지 않고 있는 유럽 호박벌 종의 약 38~76%가 40~60년 안에 서식지의 최소 30%를 잃고 생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테크+] "유럽 호박벌 75%, 온난화·서식지 파괴로 60년내 위기 맞는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학 기욤 기스뱅 박사팀은 14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1900~2014년 유럽의 호박벌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2080년까지 호박벌 서식 적합지 변화를 예측한 결과 최악의 경우 유럽 호박벌 종의 75% 이상이 40~60년 안에 생존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기후 변화가 개체수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며 이 결과는 농작물 꽃가루받이 등에 꼭 필요한 호박벌을 보호하기 위해 기후변화 완화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모든 야생 식물과 농작물의 약 90%는 꽃가루받이를 곤충 등 동물에 의존하며, 특히 꿀벌은 북반구 한대·온대 지역의 농작물 꽃가루받이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간 활동으로 인한 서식지 변화와 기온 상승,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 등으로 꿀벌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유럽 전역 40만1천46개 지점의 과거(1901~1970년)와 현재(2000~2014년) 호박벌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럽 호박벌 46종에 대해 각 지역의 미래(2021~2080년) 생태적 적합성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위험이 적어 '약관심'(Least Concern)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유럽 호박벌 종 가운데 38~76%의 서식 적합지 면적이 2061~2080년까지 현재(2000~2014년)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이테크+] "유럽 호박벌 75%, 온난화·서식지 파괴로 60년내 위기 맞는다"
또 서식 적합지 면적이 30% 줄면 이들 종은 IUCN가 10년 이내 멸종 위기종으로 규정하는 범주로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전체 유럽 호박벌 종의 75% 이상이 현재 상태와 관계 없이 생존 위기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북극과 고산 환경에 사는 유럽 호박벌들이 같은 기간 서식지의 최소 90% 이상을 잃으면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스칸디나비아 일부 지역이 인간 활동으로 인한 변화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곳이 잠재적으로 서식지를 잃거나 멸종 위기에 몰릴 호박벌들의 피난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가 꿀벌 같은 전 세계 야생동물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수십년간 이런 생물 다양성 감소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기후와 서식지 변화의 미세한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 결과는 중요한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보존 조치와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 논문 출처 :Nature, Guillaume Ghisbain et al., 'Projected decline in European bumblebee populations in the 21st centur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471-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