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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꿈은 기업가] 코란도 자동차로 SUV 시장 개척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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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꿈은 기업가] 코란도 자동차로 SUV 시장 개척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우리나라엔 여러 종류의 자동차가 있어요. 그중 코란도(Korando)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이름입니다. 1983년 처음 나왔으니 벌써 40년이 됐네요. 코란도의 역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쌍용자동차입니다. 코란도로 국내 자동차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기업인, 고(故)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을 만나 보겠습니다.

    미국 유학 중 귀국해 해병대 입대

    1945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전 회장은 어릴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어요. 아버지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혼자서 몰래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했을 정도였죠. 미국에서 대학교에 다닐 때는 자동차 경주를 배우는 레이싱 스쿨에도 다녔어요. 유학 중이던 1970년에 귀국해 해병 대에 입대, 베트남전에도 10개월간 참전했어요.

    군 생활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간 그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의 아버지는 쌍용그룹을 창업한 고 김성곤 회장이었어요. 첫째 아들인 김 전 회장은 급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불과 서른 살 나이에 기업 경영을 맡게 됐습니다.

    자동차 사업 진출, 국내 6위 기업 도약

    김 전 회장은 회사가 발전하려면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따라서 선박 엔진을 생산하는 쌍용 중공업과 쌍용종합건설을 설립하고, 증권사도 인수했죠. 회장에 취임한 지 10여 년이 지난 1986년에는 동아자동차를 사들여 자동차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김 전 회장은 동아자동차의 이름을 쌍용 자동차로 바꾸고 투자를 늘렸어요.

    동아자동차가 만들던 자동차 중에 코란도가 있었습니다. 코란도는 차의 몸체가 일반 승용차보다 높은 지프형 자동차예요.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라고 부르죠. 지금은 SUV를 많이 볼 수 있지만, 1980년대엔 우리나라에서 이런 차를 만드는 곳이 쌍용자동차뿐이었어요.

    김 전 회장은 코란도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코란도를 변형한 코란도 패밀리를 개발했습니다. 이어서 내놓은 또 다른 SUV 무쏘도 큰 인기를 끌면서 쌍용차는 ‘SUV 전문 자동차 회사’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이에 힘입어 1990년대 중반 쌍용그룹은 50개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6위 그룹으로 뛰어올랐어요.

    하지만 현대자동차, 기아 등 다른 회사들이 코란도와 비슷한 SUV 차량을 내놓으면서 쌍용차의 경영 실적이 나빠지기 시작했어요. 1990년대 후반에는 우리나라에 경제 위기가 닥쳐 회사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죠. 결국 쌍용차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을 다른 회사에 팔아야 했고, 김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났어요.

    앞날을 내다본 스키장 건설

    김 전 회장은 기업 경영 외에도 여러 분야에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용평스키장은 1975년 문을연 우리나라 최초의 스키장이에요. 이스키장을 만든 사람이 바로 김 전 회장입니다. 이때만 해도 우리나라엔 스키를 타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김 전 회장은 “산이 있고 겨울이 있고 눈이 있는데, 미국과 일본에 있는 스키장이 우리나라에 없을 이유가 없다. 내가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어요. 40여 년이 지난 2018년 용평스키장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경기가 열렸어요.

    또 한국보이스카우트연맹 총재를 맡아 1991년 강원도 고성군에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어요. 한국장애인복지 체육회 회장을 맡는 등 장애인 복지에도 힘썼답니다.

    쌍용그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김 전 회장도 세상을 떠났지만, 쌍용건설 등 몇몇 기업의 이름에서 쌍용의 흔적을 찾을 수 있어요. 코란도는 쌍용차를 인수한 KG모빌리티가 계속 생산하고 있죠. 젊은 나이에 큰 기업을 맡아 의욕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김 전 회장의 기업가 정신도 오래도록 남기를 바랍니다.

    by 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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