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대 희소가스, 中 의존도 4배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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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파동 2년
원자재 공급 틀어쥔 중국
수출 중단 땐 韓 제조업 마비
알루미늄 합금 제조 필수 소재
마그네슘 잉곳 99.7%가 중국산
원자재 공급 틀어쥔 중국
수출 중단 땐 韓 제조업 마비
알루미늄 합금 제조 필수 소재
마그네슘 잉곳 99.7%가 중국산
마그네슘 잉곳(주괴)은 자동차 차체와 항공기 부품 경량화에 쓰이는 알루미늄 합금 제조에 사용되는 필수 원자재다.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가 핵심 수요처다. 포스코가 2012년 강원 강릉에 생산공장을 지었지만 환경오염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올 들어 7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마그네슘 잉곳의 99.7%는 중국산이다. 중국이 공급을 차단하면 자동차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이다.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3대 희소가스인 네온·크세논·크립톤의 경우 당초 주력 생산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였다. 하지만 양국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급난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졌다.
2차전지용 양극재의 핵심소재인 전구체도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국내 2차전지 주력인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 배터리 기준으로 전구체의 중국산 수입 의존도는 올해 1~7월 96.6%에 달했다. 음극재 원재료인 인조흑연(93.7%)을 비롯해 수산화리튬(80.4%), 산화코발트(69.5%) 등 다른 배터리 원재료도 대중 의존도가 높다. 특히 중국은 2010년대 초반부터 ‘블랙홀’처럼 리튬과 코발트 등의 광물 자원을 싼값에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광물을 가공해 만드는 원재료(광물 화합물) 시장도 독점한다. 당장 중국에서 원재료 공급이 끊기면 배터리산업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자동차산업에서도 제동장치, 운전대, 에어백 등 부속부품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60% 안팎에 이른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노동집약적 부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와이어링 하니스(전선뭉치)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2010년대 초반 희토류 공급을 중단한 것처럼 노골적인 ‘자원 무기화’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침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원재료 공급 중단은 중국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품목을 이용해 한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쓸 가능성은 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공급망 분석팀장은 “중국이 원자재 공급을 끊으면 국제사회와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도 “요소수처럼 일부 원자재의 공급 물량 조절을 통해 이른바 ‘길들이기’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공급 중단 땐 공장 멈출 수도
한국경제신문이 11일 관세청 품목분류체계(HS)를 통해 올 1~7월 수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2차전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국내 5대 제조업에 활용되는 원자재 중 상당수는 중국산이었다. 통상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서 원자재와 1차 가공소재를 들여와 완제품을 제조한다. 중국이 생산하는 원자재가 다양한 데다 거리가 가까워 운송비도 절감할 수 있어서다.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3대 희소가스인 네온·크세논·크립톤의 경우 당초 주력 생산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였다. 하지만 양국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급난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졌다.
2차전지용 양극재의 핵심소재인 전구체도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국내 2차전지 주력인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 배터리 기준으로 전구체의 중국산 수입 의존도는 올해 1~7월 96.6%에 달했다. 음극재 원재료인 인조흑연(93.7%)을 비롯해 수산화리튬(80.4%), 산화코발트(69.5%) 등 다른 배터리 원재료도 대중 의존도가 높다. 특히 중국은 2010년대 초반부터 ‘블랙홀’처럼 리튬과 코발트 등의 광물 자원을 싼값에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광물을 가공해 만드는 원재료(광물 화합물) 시장도 독점한다. 당장 중국에서 원재료 공급이 끊기면 배터리산업 생태계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자동차산업에서도 제동장치, 운전대, 에어백 등 부속부품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60% 안팎에 이른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노동집약적 부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와이어링 하니스(전선뭉치)를 생산하는 중국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적도 있다.
반도체 소재 건드린 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이나 대만과의 관계 등에 불만을 품고 원자재 공급을 통제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은 지난달 1일부터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을 대상으로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대외무역법 등에 근거해 갈륨과 게르마늄을 정부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희소금속인 갈륨·게르마늄은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9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달 열린 제27차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중국 정부 측은 “절차에 맞게 한국 기업이 허가 신청을 하면 수출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관계자는 “당장은 국내 반도체 생산에 영향이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중국이 2010년대 초반 희토류 공급을 중단한 것처럼 노골적인 ‘자원 무기화’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침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원재료 공급 중단은 중국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품목을 이용해 한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쓸 가능성은 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공급망 분석팀장은 “중국이 원자재 공급을 끊으면 국제사회와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도 “요소수처럼 일부 원자재의 공급 물량 조절을 통해 이른바 ‘길들이기’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